H&M의 모험 ‘옷 사지 말고 빌리세요’

발행 2019년 12월 10일

장병창 객원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의류 임대 매장 오픈 이어 Y클로셋과 손잡고 中 진출
‘패스트 패션은 지속가능 비지니스 모델 아니다’ 선언

 

[어패럴뉴스 장병창 객원기자] 스웨덴 패스트 패션 H&M이 중고 의류 리세일에 이어 의류 렌탈 서비스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H&M은 지난달 2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 새로운 리테일 개념의 스르옐 광장 플래그십 스토어를 다시 오픈, 의류 렌탈 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중국에서 가장 큰 패션 렌탈 플랫폼인 Y클로셋(YCloset)과 손잡고 중국 시장까지 진출하는 모험에 나섰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등은 H&M의 의류 렌탈 서비스 시작을 알리는 기사 제목을 ‘사지 말고 빌리세요( Don’t Buy, Rent)’라고 달았다.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해 다시 문을 연 H&M의 스톡홀름 세르옐 광장 플래그십 스토어는 뉴 컨셉의 패션 리테일 숍이다. 종전처럼 다양한 브랜드의 H&M 아이템을 파는 것 외에 의류 수선, 커피 숍, 뷰티 바가 함께 들어섰다. 여기에 추가 서비스 목록으로 의류 렌탈 서비스를 보탰다.  


의류 렌탈 서비스는 로열 프로그램에 참가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주 37달러(약 4만5천원)를 내고 컨셔스 라벨(Concious Exclusive Collection)의 50여개 컬렉션 중 3개 아이템까지 임대할 수 있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아이템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드레스, 스커트 등 파티복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H&M의 컨셔스 라벨은 오가닉 면과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섬유 등 모두가 친환경 소재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중국에서 H&M과 공동으로 의류 렌탈 사업을 전개하는 Y클로셋은 월 이용자가 1,500만 명에 달하는 중국 최대 패션 렌탈 플랫폼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 하는 비즈니스 모델중 하나로 꼽힌다. H&M은 그룹의 상위 브랜드 코스(COS)를 협력 파트너로 정했다. 


H&M은 3개월을 의류 렌탈 서비스 테스트 기간으로 정했다. 중국과의 협력 사업도 마찬가지다. 렌탈 비즈니스를 3개월까지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3개월간 테스트 결과와 소비자 반응을 토대로 사업 확장 등의 방향을 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의류 렌탈 시장은 전문 업체 외에도 이미 적잖은 의류 브랜드들이 뛰어들고 있다. 아메리칸 이글 아웃피터스, 어번 아웃피터스, 바나나 리퍼블릭, 엑스프레스, 앤 테일러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하지만 자라의 인디텍스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옷을 많이 파는 H&M이 소비자들을 향해 ‘옷을 사지말고 빌려 입으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은 파격적인 변신이자 모험이다. H&M은 의류 렌탈 시장을 노크하기에 앞서 이미 중고품을 파는 의류 리세일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스웨덴 제일의 온라인 리세일러 셀피(Sellpy)를 인수, H&M의 자매 브랜드인 ‘앤 아더 스토리’ 등의 온라인 아울렛을 통해 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H&M이 이처럼 의류 리세일, 렌탈 비즈니스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는 소비자들의 의류 쇼핑에 대한 만족도가 이미 정점을 찍어 내리막길에 접어들었으며 둘째는 소비자들의 지속 가능 패션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패스트 패션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모건 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소비량이 증가할수록 그 재화의 한계 효용은 계속 줄어든다는 경제 이론인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을 소개하며 이미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많은 옷을 구입해 옷장에 재놓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옷 쇼핑에 대한 만족도가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속 가능 패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패스트 패션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리고 패스트 패션 불매 운동이 확산되는 추세는 최근 몇 년 매출과 이익 감소로 속앓이를 해온 H&M에 커다란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의류산업의 탄소 배출량이 산업 전체의 10%로 해운, 항공 산업을 합친 것보다 많다는 지적에 이어 최근에는 의류 재활용 등으로 탄소 배출량을 10% 줄일 수 있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글로벌 회계 컨설팅 업체인 KPMG는 최근 조사 보고서를 통해 지속 가능성이 소비자 의류 구매 결정의 핵심 요소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H&M의 지속가능 업무 추진 책임자인 파스칼 브룬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패스트 패션은 지속 가능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때문에 새로운 순환 경제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있으며 “의류 렌탈이 우리가 원하는 것과  완벽하게 부합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류 렌탈 아이템 대부분이 하이 엔드 패션일 수밖에 없는 점을 감안하면 물류, 보관, 세탁비 등의 코스트와 수지 균형을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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