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마당 - 도시 재생에서 배운다

안준철 컨셉 크리에이터

발행 2019년 11월 29일

어패럴뉴스기자 , webmaster@apparelnews.co.kr

 

안준철 컨셉 크리에이터
안준철 컨셉 크리에이터

 

평소 도시 재생에 대한 궁금증이 있던 차에 스웨덴 말뫼를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말뫼 중앙역은 교통의 중심지로 혼잡함이 가득했지만 분명 달랐던 것은 공기의 질이었다. 매연의 주범인 버스는 음식물 쓰레기를 활용한 바이오 가스로 움직이고, 역 청사 옆 빼곡히 세워진 자전거는 일상 이동의 주요 모빌리티였다.


발트해에서 48개의 터빈으로 24시간 생산되는 풍력과 집집마다 설치된 태양광 패널은 진정한 마실 수 있는 공기를 제공해주며 말뫼를 제조업 중심이 아닌 친환경 도시로 변화시키고 있었다.


유럽에서 두 번째로 높은 터닝 토르소(Turing Torso)를 중심으로 자연친화적인 주거단지에 더해 스타트업이 활성화되면서 도시의 흡입력을 높여 새로운 이주민들을 받아 들이고 있었다.


한때 유럽 최고의 조선소가 있는 도시로, 그들의 자존심과도 같았던 골리앗 크레인을 우리나라에 1달러에 넘기며 ‘말뫼의 눈물’로 기억되던 도시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에코시스템으로 웃음을 만들고 있었다.


스페인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이자 조선소로 유명한 빌바오는 한국, 중국, 일본에 그들의 메인 비즈니스인 조선업을 내어 준 이후 절치부심하던 정부에 의해 문화도시로 거듭나기로 한다.


‘근현대 뮤지엄 건축’을 포함시키는 도시 계획이 이때 추진됐다.


바스크 정부와 구겐하임 재단은 설계 공모에서 만장일치로 프랭크 게리(Frank Gehry)를 선정, 그 유명한 구겐하임미술관을 건립해 매년 10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게 만들었다. 도시재생의 대표 사례로 ‘빌바오 효과’라는 말까지 생겨나며 도시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였고 이전의 패배감을 씻어 버릴 수 있었다.


이 같은 사례들은 우리 패션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테크의 괄목할 성장, 연결사회, 라이프스타일 패러다임의 변화는 이전의 소유, 과시 위주 패션을 빠르게 변화시켰고 그런 이유로 어떠한 복종도 지속가능을 담보하기가 어려워졌다.


물론 생존마저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 우리 패션 산업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목받는 브랜드들은 도시재생의 사례에서처럼 새로이 시장을 규정하고 스스로 살아 움직이는 시스템과 소통 프로그램을 만들어 고객의 로열티를 만들어가고 있다.


스포츠웨어가 주류를 이루던 시장에서 정신적 액티비티에 주목하며 요가시장을 개척한 룰루레몬은 ‘Sweat life’라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며 새로운 레이어를 만들었다. 화이트스페이스(Whitespace)라는 R&D센터를 두고 본연의 탁월함을 강화한 덕분에 아이덴티티가 빠르게 정립됐고, 이후 젠더, 스포츠, 액세서리로 확장해 일상 점유율을 높였다.


룰루레몬보다 2년 먼저 설립된 언더아머는 기능성 원단에 집중하며 시장을 개척했다. 새로운 관점으로 규정한 시장에서 먼저 소프트랜딩 한 이후 토탈 스포츠 기어로 규모를 키웠고, 2013년부터는 스스로를 디지털 회사라 규정하며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회사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의 영광을 가지고 있는 도시들은 성공 DNA가 내재되어 있어 언제든 동기가 촉발되면 바로 움직일 수 있다. 새로운 재생의 시작은 철저히 현실평가를 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우리 패션 업계 역시 근근이 유지하거나 놓지 못해 끌고 가는 비즈니스의 실패를 깨끗이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전 사고로는 상상도 하기 힘들었던 작은 흐름을 주목하되 기존 레이어에서부터 벗어나보기를 조언한다.


그렇게 새로이 규정된 시장에 진입한 후에는 마케팅 투자가 아니라 본질을 강화하는 시스템에 투자해야 한다. 그 이후에야 규모 확장의 기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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