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명품 업계, 美 슈퍼리치 공략 가속

발행 2026년 06월 09일

장병창 객원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루이비통' 뉴욕 57번가 매장

 

중국과 유럽 등 성장 둔화…미국은 부유층 증가

제냐·에르메스 등 1분기 명품 실적, 미국이 견인

 

글로벌 명품 업계가 AI(인공지능)와 기술주 호황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미국 슈퍼리치들을 유치하기 위해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주식시장에서 기술주 강세가 이어지고 임금도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미국 고액 자산가 소비층은 세계 주요 지역 가운데 가장 강한 회복 탄력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명품 업체들은 이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매장 확대와 패션쇼 개최 등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 위기와 디플레이션 압력으로 침체된 중국 시장과 관광객 소비 감소로 부진한 유럽 시장도 명품 업계가 미국 공략에 집중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로이터는 LVMH, 몽클레르, 구찌 등이 미국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디올'과 '구찌'가 미국에서 크루즈 컬렉션을 선보였으며, 이탈리아 패션 하우스 '제냐'도 로스앤젤레스에서 2027년 여름 컬렉션을 공개했다.

 

'몽클레르'는 올해 예정된 신규 매장 대부분을 미국에 배치했다. 올해 초 미국의 고급 스키 휴양지 아스펜에 매장을 연 데 이어 하반기에는 뉴욕 맨해튼 5번가에 브랜드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 계획이다. 캘리포니아 밸리페어와 텍사스주 댈러스에도 신규 매장을 오픈한다.

 

'에르메스'는 지난해 테네시주 내슈빌과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첫 매장을 열었다. 올해 여름에는 시카고 북부 윌멧에, 9월에는 뉴욕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 신규 매장을 열 예정이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사빌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명품 브랜드 신규 매장 가운데 북미가 차지한 비중은 27%로, 유럽 26%와 중국 19%를 앞섰다. 사빌스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북미가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명품 업계의 미국 매장 확대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 기존 대도시를 넘어 고액 자산가들이 이주하고 있는 중소 도시와 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사빌스는 미국이 보유한 부의 규모와 슈퍼리치 인구에 비해 명품 매장 수가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적어 추가 성장 여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난 1분기 주요 명품 기업의 실적에서도 미국 시장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까르띠에를 보유한 리치몬트는 1~3월 전체 매출이 13% 증가한 가운데 미주 지역 매출은 18% 늘었다.

 

'에르메스'는 전체 매출이 환율 변동을 제외한 기준으로 5.6% 증가했지만, 미국 매출은 17.2% 늘었다. 케어링은 전체 매출이 비교 가능 기준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북미 매출은 9% 증가했다.

 

글로벌 명품 기업들의 전반적인 매출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도 미국 시장이 실적을 떠받치는 핵심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시장을 향한 명품 브랜드들의 공략이 빨라지는 이유를 보여주는 수치이기도 하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앞으로 미국에서 기업공개(IPO)가 이어질 경우 새롭게 부를 축적한 소비자들이 주얼리와 고급 시계 등의 소비를 늘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 소비자가 세계 명품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22%에 그친다. 미국 시장의 호조만으로 글로벌 명품 산업 전체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우며, 장기적인 업황 회복을 위해서는 중국 소비 시장의 부활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 저작권자 ⓒ 어패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TOP뉴스 더보기

데일리뉴스 더보기

인터뷰 더보기

APN tv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많이 본 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