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파크몰, 문화·예술 콘텐츠 강화
쇼핑몰
발행 2026년 09월 07일
정민경기자 , jmk@apparelnews.co.kr
■ '용산 아이파크몰' 3人3色 큐레이션 토크
― 박주연(패션2팀 과장), 변호조(패션2팀 대리), 김현지(콘텐츠개발팀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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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박주연 패션2팀 과장, 김현지 콘텐츠개발팀 주임, 변호조 패션2팀 대리 /사진=권도이 기자 kdiphoto@apparelnew.co.kr |
뜨개질 팝업 5억…아침 7시 루프탑 '춤추며 모닝커피' 500명
"가장 큰 무기는 속도…팀원 한 명이 프로젝트 전체 책임"
"유행 읽되, 휩쓸리지 않아야…화제성보다 전체 균형 중요"
[어패럴뉴스 정민경 기자] 명품 없이 4년 만에 매출 84% 성장, 2021년 3,524억 원에서 2025년 6,495억 원 달성. 빅3 유통사가 장악하고 있는 서울 한복판에서 용산 아이파크몰이 불러일으킨 파란(?)이 연일 화제다.
올해 8월까지도 전년 대비 40% 신장한 5,500억 원 이상을 기록한 가운데, 흥미로운 대목은 10~30대 비중이 전체 약 60%까지 높아졌다는 점이다. 영화를 보거나, 장을 보러 왔다 잠시 들러가던 쇼핑몰이 2030세대의 '최애' 목적지로 변모한 것이다.
그 변화를 상징하는 '도파민 스테이션'은 캐릭터와 피규어, 게임, 라이프스타일 등 젊은 층의 취향을 한데 모은 공간으로 작년 8월, 3층에 문을 열었다. 오픈 1년이 된 지금까지 누적 방문객이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 같은 성장의 비결은 뭘까. MZ세대를 겨냥한 과감한 MD 혁신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지난 4년간 현장을 누비며 아이파크몰을 트렌드의 최전선, '핫플'의 경지에 올려놓은 젊은 MD들을 어패럴뉴스가 만났다.
한겨울 야외 테라스에 대형 텐트를 세우고, 뜨개질을 '도파민'으로 해석하는 발상의 전환도 마다하지 않지만, 이들은 단지 '젊은 감각'만을 내세우지 않았다. 고객 손에 들린 쇼핑백에서 다음 소비를 읽고, SNS의 화제성과 실제 구매력을 구분하고, 아직 숫자로 증명되지 않은 취향을 팝업으로 시험하고, 모두가 탐내는 브랜드를 집요하게 설득해 온 시간. 반짝거리는 영민함과 성실함으로 채워 온 그 시간들. 그 치열함이 쌓여 균형의 미덕까지 갖춘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Q. 유통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아이파크몰의 민첩함의 비결은 무엇인가.
김현지 가장 큰 무기는 의사결정 속도다. 콘텐츠개발팀은 팀원 한 명이 프로젝트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맡는다. 실무자가 대표이사나 영업본부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경우도 많다. 방향이 맞으면 곧바로 실행에 들어간다. 빠르면 공간을 정하고 팝업을 열기까지 2~3주면 된다.
박주연 인기 브랜드에는 여러 유통사가 동시에 접촉한다. 완벽한 보고서를 만드는 사이 다른 곳에서 계약이 끝날 수도 있다. 아이파크몰은 젊은 실무자의 의견을 빠르게 듣고 의사결정에 반영한다. 브랜드 유치에서는 하루 이틀의 차이가 결과를 바꾼다.
변호조 그렇다고 모든 판단을 젊은 직원에게 맡기는 건 아니다. 경험 많은 선배들이 아이디어의 허점을 짚고 방향을 다듬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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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주연 과장 |
Q. 트렌드를 읽는 감각은 기본값으로 두고, 좋은 MD가 될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박주연 거절당할 용기다. 정말 데려오고 싶은 브랜드일수록 한 번에 승낙하지 않는다. 다시 연락하고 미팅을 요청하면서 왜 아이파크몰이어야 하는지 계속 설득해야 한다. 어느 정도의 집요함과 뻔뻔함도 필요하다(웃음).
변호조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 뚝심이다. 화제성만 보고 브랜드를 채우면 층 전체의 균형이 무너진다. 트렌디한 브랜드와 꾸준히 매출을 내는 대중적인 브랜드가 함께 있어야 한다.
김현지 빠른 판단과 실행력이다. 지금 화제가 된 콘텐츠도 뒤늦게 들여오면 유행이 끝나 있을 수 있다. 빨리 움직이되 일회성 화제인지, 다른 상품과 공간으로 확장할 수 있는 콘텐츠인지는 냉정하게 구분해야 한다.
Q. 보고서가 아닌, 현장에서 읽어지는 소비 패턴 같은 게 있나.
변호조 최근 주말 아침이면 러닝웨어를 갖춰 입은 부부나 연인이 몰이 열리자마자 들어온다. 한강을 달린 뒤 선글라스를 보고, 스포츠·아웃도어 매장까지 연이어 둘러본다. 용산과 한강을 러닝 콘텐츠로 연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현장에서 확인했다.
김현지 고객이 들고 다니는 쇼핑백을 유심히 본다. 어느 팝업에서 구매한 고객이 다음에는 몇 층으로 가는지, 어떤 매장에서 다시 지갑을 여는지 살피다 보면 데이터가 집계되기 전에 취향의 연결고리가 보인다. 현장에서 얻은 감각은 출발점이고, 최종 판단은 실제 매출과 데이터로 내린다.
Q. 요즘 젊은 고객의 취향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
박주연 한 사람이 하나의 스타일만 고집하지 않는다. 오늘은 공주풍을 입다가 내일은 빈티지, 그다음 날은 워크웨어를 선택한다. 친구와 왔을 때와 연인과 왔을 때 찾는 브랜드도 다르다. 한 사람 안에서도 취향이 수시로 바뀐다.
그렇다고 무조건 많이 사는 건 아니다. 쓸 곳과 아낄 곳을 분명히 나누고, 자신을 확실하게 표현해 주는 상품에만 지갑을 연다. 이제는 'MZ가 좋아하는 브랜드'라는 큰 범주만으로 고객을 설명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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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조 대리 |
Q. 매장도, 매출 데이터도 없는 신생 브랜드일 경우, 무엇을 기준으로 베팅하나.
박주연 브랜드 대표가 오프라인 사업을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는지부터 본다. 온라인 홍보를 위해 잠깐 팝업만 열고 싶은 건지, 장기적으로 매장을 운영할 준비가 돼 있는지가 중요하다. 함께 매장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사람인지 소통 방식과 태도도 살핀다.
온라인 팬덤이 탄탄해도 오프라인 운영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리오더할 생산 기반이 있는지, 포스와 물류, 판매사원, 고객 응대 체계를 갖췄는지 확인한다. 상품은 좋은데 운영 기반이 부족하다면 MD가 기초 단계부터 함께 맞춰 가기도 한다.
김현지 데이터는 부족해도 가능성이 보이면 팝업으로 먼저 검증한다. 방문객 수와 매출은 물론 구매 전환율과 체류시간, 팬들의 자발적인 공유, 다음 행사에 대한 문의까지 본다. 반응이 좋으면 정규 입점이나 장기 팝업으로 확장한다. 팝업은 빈 공간을 채우는 행사가 아니라 가능성을 시험하는 실험실이다.
Q. 팬덤이 강한 IP도 요즘은 한순간에 식는다. 오래가는 콘텐츠는 무엇이 다른가.
박주연 먼저 헤리티지를 본다. 부모 세대의 경험이 자녀 세대로 이어질 수 있는 IP는 기본적으로 이미 생명력이 검증된 것이다.
변호조 아이파크몰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상품이 있는지도 중요하다. 어디서나 똑같은 캐릭터와 상품을 판다면 고객이 굳이 용산까지 올 이유가 없다. 한국 전용 에디션이나 단독 상품처럼 희소성을 계속 만들어 내는 IP가 오래간다.
Q. 사람들을 놀라게 한 최고 반전의 MD를 꼽는다면.
김현지 지난해 7월 도파민 스테이션에서 진행한 뜨개질 팝업이다. 역동적인 공간에 뜨개질이 어울리겠느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80여 평 공간에서 13일간 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뜨개질이 누군가에게는 아주 강한 도파민이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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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지 주임 |
Q. 아이파크몰이어서 가능했던 '공간의 한 수'가 있나.
변호조 더테라스에서 진행한 캠핑 브랜드 '텐터'의 신제품 쇼케이스다. 대형 텐트와 화목난로는 실내 매장에서 제대로 보여주기 어렵다. 그래서 비어 있던 야외 공간에 실제 캠핑 환경을 구현했다. 한 동에 250만~300만 원인 텐트를 직접 보려고 전국에서 마니아들이 찾아왔고, 한겨울 6일간 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유휴 공간이 브랜드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최고의 무대가 된 셈이다.
김현지 오전 7시 루프탑에서 열린 서울모닝커피클럽의 '모닝 레이브'도 기억에 남는다. 술 대신 커피를 마시며 음악에 맞춰 춤추고 하루를 시작하는 행사인데, 이른 시간에도 500여 명이 모였다. 직접 매출보다 '쇼핑몰에서 아침부터 이런 행사를 한다'는 사실 자체가 화제가 됐다. 모든 콘텐츠를 당장의 매출로만 평가할 수는 없다. 어떤 프로젝트는 아이파크몰의 이미지를 바꾼다.
Q. MZ세대라는 점이 MD 업무에서 강점이기도 하지만, 자칫 자신의 취향과 소비자들의 니즈를 혼동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박주연 소비자일 때는 취향을 따라가지만, MD가 되면 기준이 달라진다. 담당층의 콘셉트와 맞는지, 아이파크몰 고객이 실제로 구매할지,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먼저 본다. 수수료와 손익 구조까지 따지고 나면 개인 취향이 끼어들 틈은 거의 없다.
변호조 개인적으로는 회색처럼 차분한 색과 클래식한 스타일을 좋아한다. 그래서 일할 때는 오히려 내 취향을 더 철저히 배제한다. '내가 사고 싶은가'보다 '고객이 지갑을 열 것인가', '매출이 꾸준히 이어질 것인가'가 중요하다.
김현지 주요 고객과 연령대가 비슷하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들여오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같은 세대라고 취향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 '내가 좋아하니까 MZ도 좋아하겠지'라는 생각이 가장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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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파크몰 '도파민 스테이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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