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 '동전주' 퇴출…패션 업계로 번지는 '상폐 공포'
시가총액·주가 기준 미달의 패션 7개 사 관리종목 편입
'유예·소명 기회 부족' 논란, 법적 대응 등 자구책 분주
법원 제동에 상폐 후속 절차 유예…금융당국 제도 보완
[어패럴뉴스 이종석 기자] 주식 시장의 저평가 해소를 위해 한국거래소가 일명 '동전주' 퇴출에 나서면서 그 여파가 패션 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시가총액과 주가가 기준에 미치지 못해 관리종목에 지정되는 패션 기업이 잇따르고, 실제 상장 폐지 사례까지 나오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현재 관리종목에 지정된 패션 기업은 형지아이앤씨(8월 4일), 패션플랫폼·형지글로벌·형지엘리트(8월 13일), 에스제이그룹(9월 4일), 비비안(9월 17일), 윙스풋(10월 14일) 등이다. 형지엘리트는 코스피, 나머지 기업들은 코스닥 상장사다.
주요 지정 사유는 시가총액 미달이며, 형지엘리트, 형지아이앤씨, 형지글로벌은 주가 미달에도 해당된다. 남성복 '킨록'을 전개하는 코스닥 상장사 원풍물산은 9월 21일 시가총액 미달로 상장이 폐지된 첫 패션 기업이 됐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7월, 상장폐지에 해당하는 시가총액 기준을 코스피 300억 원, 코스닥 200억 원으로 상향한 바 있다.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이른바 동전주도 상장폐지 조건으로 지정됐다.
시가총액이나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기준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이내에 45거래일 연속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 사유가 된다.
하지만 이 같은 기준이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기준으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패션은 소비 경기와 계절별 판매 실적에 따라 수익성의 변동 폭이 크고, 재고 부담도 높은 업종으로, 주식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받는 경우가 많다.
시행 시기에 대한 아쉬움도 제기된다. 상반기 소비심리 회복에 이은 외국인 소비 증가, 해외 수출 확대 등 긍정적인 요인이 나타난 만큼 기업가치 회복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가운데 관리종목에 지정된 기업들은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3일 형지글로벌은 상장폐지 결정, 30일 형지엘리트는 관리종목 지정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을 각각 법원에 신청했다. 법원은 이 신청을 인용하며, 강화된 기준을 조기에 적용하면서 기업에 충분한 소명 기회와 유예기간을 부여하지 않은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시가총액 미달에 따른 후속 상장폐지 절차를 잠정 유예했다. 다만 관리종목 지정 기준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상장 폐지된 원풍물산 역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동일한 상장폐지 기준이 적용됐지만, 먼저 퇴출됐다는 이유로 후속 절차 유예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11월 초 현재 한국거래소 대상 소송 등 여러 구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은 주가 안정과 주주환원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에스제이그룹은 지난 10월 1일 20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패션플랫폼은 올해 자기주식 소각과 주식병합을 진행했다. 향후 3년간 별도 기준 조정 당기순이익의 10% 이상을 배당이나 자기주식 매입·소각에 활용하는 주주환원정책도 발표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160억 원이다.
산업계의 반발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금융당국도 상장폐지 제도 보완에 나섰다. 당초 내년 1월로 예정했던 시가총액 기준 추가 상향을 7월로 6개월 연기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 500억 원, 코스닥 300억 원 기준은 내년 7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또 일정 재무 요건을 갖춘 기업에는 정리매매 없이 코넥스(KONEX:중소, 벤처기업의 자금 조달을 위해 만들어진 전용 주식시장)로 이전 상장하는 방안도 허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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