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패션 기업, 사업 다각화 속도

 

아웃도어 보이스, 르시스

 

레이어·비케이브·포이닉스, 주력 브랜드 성공 경험으로 새 시장 공략
IP 기반 패션 포트폴리오 확장…플랫폼·화장품 등 異업종 진출도
고객층 넓혀 성장 동력 확보…복종별 전문 인력, 조직 구축이 관건

 

[어패럴뉴스 정민경 기자] 레이어, 비케이브, 포이닉스 등 영패션 기업들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캐주얼 시장에서 키운 주력 브랜드의 해외 진출과 함께 스포츠와 아웃도어, 아동복, 여성복 등으로 고객층을 넓혀 특정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온라인에서 성장한 이들은 오프라인 유통망과 해외 판로를 확보하면서 후속 사업에 투자할 여력을 갖췄다. 주력 브랜드를 운영하며 축적한 상품 기획과 생산, 마케팅, 유통 경험이 신규 사업의 출발점이다. 자사몰과 플랫폼에서 수요를 파악하고, 콘텐츠와 팝업으로 인지도를 높인 뒤 정규 매장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투자 규모를 조절하며 초기 진입 부담을 줄이고 있다.


레이어는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의 성공 노하우를 애슬레저와 아웃도어에 접목하고 있다. 지난해 추동 시즌 미국 애슬레저 '아웃도어 보이스'를 선보였고, 내년 춘하 시즌에는 영국 아웃도어 '카리모어'를 런칭한다. 


'아웃도어 보이스'는 프리뷰 컬렉션을 거쳐 올해 본격 전개에 들어갔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25~35세 고객의 호응을 얻은 뒤 지난 4월 한남동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롯데 부산점 등 백화점 팝업에서도 시장성을 점검했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3~4개 매장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리모어'는 기능성과 패션성을 결합해 젊은 아웃도어 수요를 공략한다. 오는 11월 말 쇼케이스를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 백화점을 중심으로 3개 이상 매장을 열 계획이다.


레이어의 강점은 해외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국내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재해석하는 능력이다. 신규 브랜드에도 이 같은 기획력을 적용하되, 각 시장에 맞는 상품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과제다. 브랜드 인지도가 초기 관심을 이끌 수는 있어도, 실제 구매를 유도하려면 고객이 선택할 이유를 상품으로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레이어의 미국 애슬레저 '아웃도어 보이스'

 


비케이브는 커버낫, 리, 와키윌리 등 성인 캐주얼에서 확보한 브랜드 자산을 아동복으로 확장하고 있다. 별도 아동복 사업부를 꾸려 2024년 추동 시즌 '리키즈', 지난해 '커버낫키즈'를 런칭했다. 두 브랜드의 올해 합산 매출은 약 300억 원으로 예상한다. 내년에는 '와키윌리 미니', '트래셔 키즈', 일본 수입 키즈 편집숍을 선보인다.


아동복은 성인 브랜드에 익숙한 부모에게 접근하고, 기존 IP와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구매자인 부모와 착용자인 아이의 요구를 함께 충족해야 하는 만큼, 연령별 사이즈와 활동성, 안전성 등 성인복과 다른 상품 기준도 필요하다. 비케이브가 기획과 영업 등 아동복 전문 인력을 보강하는 이유다.


복종별 전문성은 다각화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건이다. 과거 남성복, 여성복, 아동복, 골프웨어 등 특정 분야에 집중한 전문기업이 많았던 것은 시장마다 고객과 상품, 유통 특성이 달랐기 때문이다. 경쟁 강도가 지금보다 낮고 개별 시장의 성장 여지가 컸던 시기에는 한 분야의 전문성만으로도 사업 규모를 키울 수 있었다. 


지금은 경쟁 심화로 여러 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커졌다. 생산과 물류, 온라인 운영 체계를 공유하면 진입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상품 기획과 판매 전략은 시장별로 달라야 한다. 기존 역량을 활용하면서도 새 사업을 전담할 조직과 전문 인력을 갖춰야 확장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포이닉스는 여성복과 뷰티, 해외 유통 사업을 함께 추진한다. 별도 법인 시스터즈를 통해 지난 9월 여성복 '르시스'를 런칭했다. 배우 홍지윤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하며, 25~35세 여성을 겨냥한 로맨틱한 스타일을 온라인 중심으로 전개한다.


포이닉스는 '제너럴아이디어'의 중국 사업을 운영하며 구축한 현지 조직과 왕홍 네트워크, 방송·물류 체계를 활용해 국내 패션·뷰티 브랜드의 해외 유통 사업도 시작한다. 도우인과 콰이쇼우의 크로스보더 종합몰, 틱톡 판매 채널을 통해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오는 12월에는 피부과 병원과 협업한 더마 코스메틱 '메종 프리베'를 런칭하고, 국내외 판매를 동시에 시작한다. 주력 브랜드의 해외 진출 과정에서 확보한 인프라를 다른 브랜드의 판로 개척과 신규 사업에 활용해 수익원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포이닉스의 여성복 '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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