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화] 실패해도 되는 문화
백종화의 '리더십 이야기'
"피드백을 통해 우리가 이전보다 무엇을 더 알게 되었는지 찾아야 한다. 잘된 것은 기록하고 공유해야 하고, 잘되지 않은 것도 원인을 찾아 기록하고 공유해야 한다. 그때부터 한 사람의 실패가 조직의 지식이 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이 말은 그만큼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실패는 하나의 결과나 사건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는 환경이자 프로세스임을 놓치기 때문이다.
이미 작년에 10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기업이 올해 9라는 실적을 달성했다고 해서 그것을 실패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냥 이전보다 못한 결과를 낸 것뿐이다.
우리가 조직에서 허용하고 장려해야 하는 실패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 충분히 준비하고 시도했지만 원하는 결과에 도달하지 못한 실패다.
실패를 이해하기 가장 좋은 예는 다이슨의 5,126번 실패다. 다이슨은 청소기를 사용하다 한 가지 문제를 발견했다. 먼지봉투에 먼지가 쌓일수록 흡입력이 떨어지는 것이었다. 당시 청소기에 먼지봉투를 사용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방식이었지만 그는 다른 질문을 던졌다. "먼지봉투가 없는 청소기를 만들 수 없을까?"
이 질문 이후 다이슨은 약 5년에 걸쳐 5,127개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흔히 이 이야기를 두고 "다이슨은 5,126번 실패했다"고 표현하지만, 다이슨에게 5,126번의 실패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하나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126번의 학습이 축적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올바른 관점일 것이다.
그의 과정에는 실패를 성장으로 바꾸는 5가지 환경과 프로세스가 모두 들어 있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도전적인 목표다. 실패를 판단할 때 가장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도전적인 목표였는가?"이다. 지난해와 똑같은 방식으로, 비슷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성과일 수는 있지만 큰 학습을 만들기는 어렵다. 반대로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고객에 도전하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판매 방식을 실험하고, 이전과 전혀 다른 목표를 세운다면 성공할 가능성만큼 실패할 가능성도 커진다.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기술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래서 새로운 지식과 경험, 새로운 기술과 방법을 학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목표가 바뀌었는데 지식은 그대로이고, 시장이 바뀌었는데 일하는 방법은 그대로이고, 고객이 바뀌었는데 과거의 경험만 반복하고 있다면 새로운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학습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지식과 방법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에는 의식적인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 기존에 내가 잘하던 방식을 떠나 새로운 방식으로 일을 하기 시작할 때는 어색하고 불편한 시간이 시작된다. 속도도 느리고 결과도 좋지 않아 오히려 기존의 방식을 사용할 때보다 자신의 실력이 떨어진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데 이때가 효능감이 떨어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새로운 행동을 반복하고 훈련하면서 그 방식이 익숙해질 때 우리는 이전에는 만들지 못했던 결과를 만들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 처음부터 목표에 도달하지는 못한다. 준비와 역량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목표 자체가 어렵고 새로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피드백이다.
피드백을 통해 우리가 이전보다 무엇을 더 알게 되었는지 찾아야 한다. 잘된 것은 기록하고 공유해야 하고, 잘되지 않은 것도 원인을 찾아 기록하고 공유해야 한다. 그때부터 한 사람의 실패가 조직의 지식이 된다.
마지막은 재도전이다. 피드백을 통해 실패가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새로운 지식으로 축적되었다면 이제 다시 도전해야 한다. 목표에 아직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같은 목표에 다시 도전할 수도 있지만 방법은 달라져야 한다. 이전과 다른 방법을 찾고, 새로운 지식을 학습하고, 다시 의식적으로 연습하고 실행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전문가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다른 팀의 경험을 배우거나 외부 사례에서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재도전은 같은 목표를 향해 다른 방법으로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실패를 허용한다는 것은 목표를 달성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도 아니고,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도 아니고, 같은 실수를 반복해도 된다는 의미는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실패해도 되는 조직은 실패의 과정을 더 꼼꼼하게 본다.
이 다섯 가지 환경을 가질 때 실패는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조직의 지식과 경험이 된다. 그리고 리더가 만들어야 하는 것은 단순히 '실패해도 괜찮은 문화'가 아니라, 실패가 학습으로 전환되고, 그 학습이 다시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지는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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