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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명품과 사치품, 그 이름의 중요성

발행 2023년 07월 12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김재환의 ‘명품의 탄생’

 

사진=디올 홈페이지

 

중학교 시절 장래희망을 묻는 선생님에게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개명이요!’라고 대답한 친구가 있었다. 그리 친한 사이는 아니었기에 이름도 얼굴도 기억에 없지만, 장래희망이 개명이라고 대답하는 장면은 사진처럼 명확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당시에는 어이없게 느껴졌지만, 최근 어패럴 시장을 보면 장래희망이 개명일 만큼 이름이 중요하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게 된다.

 

이름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만든 첫 번째 사례는 라이선스 사업의 고정 관념을 깬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의 성공이다.

 

패션에서 라이선스 사업을 처음 도입한 곳은 디올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맞춤복(오띄 꾸띄르) 브랜드 디올은 1949년 실용주의 철학을 가진 미국에 진출하면서, 여성복은 맞춤복이 아닌 기성복(프레타 포르떼) 라인으로, 스타킹, 란제리, 넥타이 등의 액세서리는 제조업자에게 디올이라는 브랜드명을 사용할 권리를 팔아 로열티를 받았다. 1951년 프랑스의 미국 수출량의 95%가 디올이라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로 라이선스 사업은 성공적이었다. 뒤를 이어 입생로랑, 지방시, 발렌시아가도 동참하게 되었고, 국내에도 진출하였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옷장에서 명품 여성복 브랜드의 넥타이, 손수건, 양말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최근 국내 아웃도어의 성공은 패션과 전혀 상관없는 이름(브랜드)인 내셔널지오그래픽, MLB, 코닥을 패션 브랜드로 재탄생 시켜 이룬 성공이다. 이름 하나만 가지고 해외 진출을 모색할 정도로 성공한 것은 업계의 전설로 기록될 만한 신박한 아이디어라고 볼 수 있다.

 

이름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준 또 다른 사례는 명품이다. 명품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이들은 애초에 ‘럭셔리’는 ‘명품’이 아닌 ‘사치품’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과연 명품이라는 용어가 부적절한 정의(定義)라고 할 수 있을까?

 

한국에 명품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은 1988년 서울올림픽, 1989년 해외여행 자율화,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을 통해 해외 문화가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소개된 시기였다. 이에 따라 패션 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그 이전의 한국 패션 시장은 소재 생산 기업에 의해 주도되어, 디자인보다는 소재에 중점을 둔 상품이 대부분이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세계적인 디자인 트렌드를 신속히 반영하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탄생했고, 패션 시장을 이끌었다. 뒤이어 국내에 진출한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들은 당시 고객들에게 단순히 값비싼 ‘사치품’보다는 디자인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유행의 원조라고 인식되었다. ‘원조’ 상품 구매에 만족감을 느낀 당시 고객들이 해외 럭셔리 브랜드를 바라보는 시각의 가장 가까운 표현이 바로 ‘명품’이었다.

 

럭셔리가 사전적인 의미의 사치품이 아닌 명품이라는 용어로 둔갑해, 예술작품이 아닌 상업적 마케팅으로 활용되면서 현재의 소비 현상을 조장했다는 비판은 이러한 우리 사회의 특수한 시대적 맥락을 간과한 주장이다.

 

하지만 명품이라는 이름이 국내 시장의 성장에 일조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사치품 샤넬, 루이비통도 현재와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다시 돌이킬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사치품이란 이름을 가지고도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을지는 정말 궁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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