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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디올과 이브 생로랑의 인연 혹은 악연

발행 2023년 02월 24일

이종석기자 , ljs@apparelnews.co.kr

김재환의 ‘명품의 탄생’

 

(좌)이브 생로랑, (우)에디 슬리먼

 

BTS를 좋아하는 아내가 멤버 ‘지민’이 엠버서더인 디올의 23/24 FW 남성복 패션쇼를 본방 사수(?) 하자며, 권유를 가장한 지시를 내렸다. 물론 나도 디올 남성복 디자이너 킴 존스를 좋아하기 때문에 별다른 저항 없이 동참했고, 주제인 ‘이브 생로랑에 대한 오마주’가 너무 흥미로워 지시 내린 아내에게 감사하게 되었다.

 

디올과, 지금은 브랜드명을 ‘생로랑’으로 바꾼 이브 생로랑의 인연 혹은 악연은 아주 오래되었다.

 

시작은 1957년 갑자기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한 천재 디자이너 ‘크리스찬 디올’의 뒤를 이어 디올 패션 하우스를 이끌 후계자로 21세의 젊은 청년 디자이너 이브 생로랑이 지명되면서부터다.

 

그는 1958년 SS컬렉션에서 지금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하나씩 가지고 있을 법하지만, 당시에는 파격 그 자체였던 ‘트라페스 드레스’(어깨 폭이 좁고 아래로 갈수록 점점 넓어지는 사다리꼴 모양의 드레스)를 통해 엄청난 성공을 거둔다.

 

하지만, 내가 디올 패션쇼를 보게 된 이유와 유사하게 디올 하우스의 소유자인 ‘마이셀 부삭’의 권유와 지시 그 중간쯤의 이유로 그는 군 입대를 하게 되고, 뒤이어 일방적으로 디자이너 자리에서 쫓겨난다.

 

이브 생로랑이 자신의 브랜드 런칭 이후 보여주었던 과감한 시스루나 여성용 턱시도등의 파격적인 작품을 통해 미루어 짐작하자면, 아마도 기존 크리스찬 디올의 여성미가 물씬 풍기는 ‘뉴룩’을 좋아하던 보수적인 고객들과 관계자에 의해 해고된 것으로 보여진다.

 

이후 그는 부당해고에 대한 소송에서 승리하면서 지급 받은 보상금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이브 생 로랑(YSL)’을 런칭한다. 그리고 패션사 최초의 콜라보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는 몬드리안 드레스를 통해 다시금 가장 주목받는 디자이너가 되었다.

 

이들의 악연은 이브 생로랑 사후에도 계속되었다. 에디 슬리먼은 디올 옴므에서 ‘어좁이 패션’을 완성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 스타일의 시작은 이브 생로랑이었다. 한때 많은 대한민국 여성들을 치떨리게 만들었던 에디 슬리먼의 남성 스키니 실루엣은 디올옴므가 아니라 이브 생로랑에서 시작되었다.

 

이브 생로랑으로부터 시작된 컬렉션을 수차례 수정, 발전하면서 결국 많은 팬덤이 형성되고 크게 성공했지만, 그 당시 에디 슬리먼은 이브 생로랑의 디자이너가 아니라 디올 옴므의 디자이너였다. 브랜드 이미지와 경제적 측면의 달콤한 과실은 고스란히 디올 옴므의 몫으로 돌아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디올 옴므를 그만둔 에디 슬리먼은 2013년 이브 생로랑으로 돌아오면서, 브랜드의 이름을 현재의 ‘생로랑’으로 바꾸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생로랑을 완전히 변화시켰다. 에디 슬리먼 이전의 이브 생로랑과 현재의 생로랑은 같은 브랜드라고 할 수 없을 정도다.

 

이와 같이 생로랑은 디올 덕분에 시작되었고, 디올 옴므의 디자이너를 통해 새로운 브랜드로 재탄생했으니, 이들의 인연이 꼭 악연이라고만 할 수는 없는 듯하다.

 

이번 디올 남성복 컬렉션은 이브 생로랑이 1958년 디올 SS컬렉션에서 발표한 남성복의 테일러링이 가미된 여성복을 모티프로 한 남성복을 선보였다. 모순 같지만 딱히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이번 시즌 디올 남성 컬렉션은 킴 존스가 패션 피플들에게 선사하는 엄청난 선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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