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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김소희의 트렌트 레터(40)
지속가능성과 모피 반대, 패션이 직면한 ‘윤리’

발행 2018년 09월 14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특별기고 - 김소희의 트렌트 레터(40)

 

지속가능성과 모피 반대, 패션이 직면한 ‘윤리’

 

해외의 여러 트레이드 페어에서 ‘우리는 지속가능성과 퍼 프리에 동참하는 기업’이란 메시지는 바이어를 불러오는 중요한 키워드다. 대기업들이 공급사 때문에 따가운 눈총을 받을까 염려하고 있어, 공급사 자신이 이런 흐름에 대한 입장을 불분명하게 하면 이를 ‘리스크’로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 패션업계에서 많이 논의되는 화두는 ‘지속가능성’이다.


과거에는 스텔라 매카트니와 에일린 피셔 등 소수 브랜드만이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했지만 이제 모두가 ‘지속가능성’을 외친다.


케링과 유니클로는 전사적으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고, 작년에 재고를 태우다 들킨 H&M과 버버리도 이제 안 팔린 스탁들은 다른 방식으로 처분키로 했다. H&M은 2030년까지 완벽히 재활용되는 섬유로 100% 전환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마치 2가지 옵션이 패션 브랜드 앞에 놓여있는 분위기다. 인스타그램용의 스타일 위주 언더그라운드 브랜드가 될 것인가, 아니면 제대로 된 지속가능성 브랜드가 될 것인가.


패션이 직면한 윤리적 잣대는 또 하나 있다.


‘퍼 프리, 애니멀 프리(Fur-Free, Animal-Free)’라 불리는 모피사용 금지에 관한 것들이다. 영국은 2003년 모피의 자국 내 생산을 금지했고, 이번 시즌 런던패션위크는 진짜 동물 모피를 쓰지 않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한다.


영국패션협회에 따르면 공식일정에 참여하는 디자이너들은 리얼 퍼를 쓰지 않는다. 여전히 모피의 수입은 합법이지만, 영국인들 누구도 잔인한 재료를 사용하는 옷에 관계되고 싶지 않다는 것.


우리나라도 신진 디자이너들 사이에 ‘에코 퍼’란 말이 하나의 유행이 됐고, 진짜 모피보다 인조모피를 선호한다. 일부는 겨울에 인조모피를 쓰는 것 외에 지속가능성 행동을 하지 않으면서 스스로를 윤리적 디자이너라 오해하기도 한다.


지금 촉발된 ‘퍼 프리, 애니멀 프리’ 운동은 사실 몇 가지 커다란 모순점을 안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에코 퍼라는 인조 모피가 전혀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화학재료라 폐기나 양산할 때 많은 오염물을 남긴다. 동물복지에는 도움이 되나 더 큰 의미의 지구환경에는 천연모피가 도리어 낫다.


전 세계 모피산업에 끼치는 영향도 생각해야 한다. 모피산업 종사자들은 잔인한 도살 꾼이 아니다. 모피산업 자체의 폐지인지, 모피산업이 가지고 있는 일부의 잔혹성인지 돌이켜 생각해봐야한다.


하지만 일단 불붙은 대중심리를 이길 방법이란 없다. 영국패션협회의 ‘프리 퍼’ 선언 후 며칠 동안 외신들은 ‘프라다는 어째서 프리 퍼에 동참하지 않는가’란 기사를 줄줄이 써댔다. 이에 동참하지 않는 디자이너나 제조사들은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됐다.


지금 해외사업을 하고 있는 패션인이라면, 이 추세를 무시해선 안 된다.


해외의 여러 트레이드 페어에서 ‘우리는 지속가능성과 퍼 프리에 동참하는 기업’이란 메시지는 바이어를 불러오는 중요한 키워드다. 대기업들이 공급사 때문에 따가운 눈총을 받을까 염려하고 있어, 공급사 자신이 이런 흐름에 대한 입장을 불분명하게 하면 이를 ‘리스크’로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스리랑카 지역에 윤리적 생산을 모토로 하는 MARS라는 공장연합단체가 있다. 가난한 나라의 공장이지만 종업원들의 복지에 만전을 기하고, 높은 임금과 교육혜택을 약속한다. 공장 붕괴로 동남아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알려져 국제적 비난에 직면했던 대기업들에게 MARS는 이런 문제를 피해갈 최고의 파트너다. MARS는 현재 나이키, 빅토리아시크릿, 에버레인 등 유수 대기업의 오더를 수행 중이다.


필자는 이 공장 관계자에게 어떻게 그런 고임금을 줄 수 있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이들의 대답은 놀라웠다. 테크놀러지를 적극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면서 개개인에게 부과된 업무량과 시간을 줄이면서도 더 많은 물건을 양질로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가능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을까. 패션산업은 글로벌하게 통합되고 있다. 우리 제품을 해외에 판매하거나, 혹은 해외에서 우리 제품을 생산하거나, 혹은 해외 제품의 생산과정에 우리 기술이 쓰이기도 하는 시대다.


지금 ‘지속가능성’과 ‘퍼 프리’는 피해갈 수 없는 문제가 됐다. 국내 패션기업들도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할 순간이다.

 

/김소희트렌드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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