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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김소희의 트렌드 레터(33)
탄탄하게 시작할수록 안 되는 패션 사업의 ‘역설’

발행 2017년 09월 15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김소희의 트렌드 레터(33)

탄탄하게 시작할수록 안 되는 패션 사업의 ‘역설’




견고한 빌딩을 짓는다는 마음으로 탄탄한 기초공사를 시작하는 건 결코 비난받을 일은 아닙니다만, 이 과정이 불러오는 시간을 시장이 기다려주지 못한다는 걸 꼭 기억해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이제 가을인 듯합니다. 아침저녁으로 정말 선선해졌죠?
오랜 불경기로 신규 런칭이 사라지고는 있습니다만, 신성장 동력을 위해선 또 신규를 런칭 해야 하는 운명인 우리죠. 오늘은 최근 런칭한 신규 브랜드들이 왜 난항을 겪고 있는지, 아니 그보다는 잘 짜여진 신규 브랜드일수록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얘기해 볼까 해요.
보통 신규 브랜드를 런칭하기 위해선 탄탄한 기업이라면, 나름의 충실한 시장조사를 하고 면밀하게 타깃을 검토하며, 회사가 가진 총력을 발휘해 다양한 사업적 이점들을 확보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업계에 이름 있는 디자이너와 본부장을 불러들여 든든한 인력확보를 한 다음 비즈니스가 시작되죠.
이 방식은 잘못됐다거나 비난받아야 할 방식은 아니에요. 적어도 2년 전까지 이 방식은 가장 올바른 정석이었으니까요. 문제는 시대가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것일 뿐입니다. 나름의 충실한 시장조사를 거쳐 발견한 유망 카테고리는 비즈니스를 런칭할 즈음엔 이미 너도 나도 런칭해 포화되고 있는 게 다반사고, 회사가 총력을 발휘해 확보한 사업적 이점들 또한 런칭 때쯤엔 무의미한 것이 되거나 사라지는 경우도 흔합니다.
예를 들어, 골프웨어가 뜬다고 하여 6개월간 준비했더니, 오픈할 때쯤 골프 신규가 10개가 넘는 상황이나, 모 상권의 대리점주 측과 신규 점포를 내기로 약속을 얻었지만, 런칭할 때쯤 되고 보니 그 상권 자체가 죽어가고 있는 식의 스토리가 그겁니다.
또 인력확보도 문제가 되는데요. 좋은 기업에서 탄탄한 경력을 쌓은 헤드들로 팀을 구성하는 순간, 그들은 자신들이 일해오던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기 시작합니다. 하던 방식으로 기획을 시작하고, 하던 방식으로 영업과 사업계획을 짜기 시작하는 거죠.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회사의 특별한 지시가 없는 한, 그들은 회사가 자신의 그런 능력을 믿기에 영입했다고 생각할 수밖에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지금은 과거의 기획방식이나 사업방식이 잘 통하지 않게 됐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2015년까지는 통하지는 않을지언정, 기존의 인프라가 우리가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도록 잘 지탱을 해주었어요. 그러니 기존의 방식으로 푸시를 해도 성과는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2015년경부터 그 인프라마저 무너지기 시작했달까요? 이젠 정말 과거의 방식이 아닌 원점에서 다시 기회를 생각하는 비즈니스가 필요해졌습니다.
이것은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한 현상입니다. 저는 2015년 말에 해외 언론에서 너도 나도 다루었던 기사 제목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2015년은 패션이 붕괴한 해인가”란 기사가 언론마다 실렸습니다.
그리고 2016년 들어,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전에 없이 전략발표를 시작합니다. 즉, 내로라 하는 기업들도 과거의 방식과 등지기 시작한 게 불과 1년도 되지 않았단 얘기죠.
이런 시기엔 어떤 비즈니스가 필요할까요? 견고한 빌딩을 짓는다는 마음으로 탄탄한 기초공사를 시작하는 건 결코 비난받을 일은 아닙니다만, 이 과정이 불러오는 시간을 시장이 기다려주지 못한다는 걸 꼭 기억해야 합니다.
이건 달리 말하면, 우리가 무슨 계획을 세우던지 간에, 그 계획은 반드시 조정과 수정을 불러오게 될 거란 얘기입니다. 이 부분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죠.
즉, 조정과 수정이 쉬운 구조로 비즈니스를 짜야 한다는 것이고, 이 얘긴 한 곳에 견고한 빌딩을 짓는다는 자세보다는 유목민 같은 자세, 즉 가능성 있는 곳에 빨리 텐트를 치고 접을 수 있는 노하우를 습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작게 시작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늦가을쯤 또 오겠습니다.

/김소희트렌드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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