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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명품에서 온라인 브랜드로, 백화점의 노선 변경

발행 2023년 12월 07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더현대 서울 사운즈포레스트 전경

 

더현대 서울이 백화점 점포로는 최단 기간인 개장 33개월 만에 연 매출 1조를 달성했다. 그런데 최초는 이뿐만이 아니다.

 

더현대 서울은 오픈 당시 명품 인기가 치솟고 있었지만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을 유치하지 못했다. 그 차선책이자, 과거와 다른 MD를 위해 온라인 기반의 영패션 브랜드를 끌어들였다.

 

쿠어, 디스이즈네버댓, 세터, 드파운드, 시에, 마뗑킴 등 온라인 토종 브랜드들의 백화점 1호 매장을 유치하는 일종의 역쇼루밍 전략으로 승부한 것이다. 그동안 이 점포에서 오프라인을 처음으로 경험한 온라인 브랜드만 200여 개에 달한다.

 

더현대 서울의 이같은 MD가 성공을 거두자, 동일한 포맷의 영패션 MD가 전 유통사, 전 점포로 확산되고 있다. 백화점들이 경쟁적으로 명품을 쫓다, 이제는 온라인 브랜드를 유치하는 쪽으로 일제히 노선이 변경된 것이다.

 

더현대 서울에 이어 더현대 대구, 현대 판교, 신세계 강남점, 센텀점, 경기점, 롯데 잠실, 본점, 부산점 등이 영컨셉으로 리뉴얼을 단행하고 있다.

 

그런데 온라인 플랫폼에서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는 브랜드 위주로 선별하다 보니 대부분 중복이 될 수밖에 없다. 온라인 플랫폼 무신사 상위 랭킹 브랜드들을 유치한 이후 최근에는 W컨셉 등의 플랫폼에서 발굴한 컨템포러리 여성 패션을 경쟁적으로 입점시키고 있다.

 

그 결과 불과 1~2년 만에 수도권부터 지방권까지 더현대 서울과 비슷한 모습의 점포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방권의 경우 실제 고객 연령대가 비교적 높은데도 불구하고 교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대부분 유통사들의 MD 방식이 유사하다 보니 점포별로 차별화가 안 되고 다시 천편일률적으로 변하는 느낌이다. 고객들도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여기에 잘나가는 온라인 브랜드를 모시려다 보니 기존 토종 브랜드에 대한 역차별이 생겨나고 이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십년째 조닝 내 상위권을 유지해 왔고, 백화점의 요구대로 비효율 점포에 편집숍으로 때론 라이프스타일숍으로 콘텐츠를 제공해 왔다. 과도하게 상품을 확대해 발생한 손해는 우리가 고스란히 감내했다. 그런데 요즘 온라인 브랜드에 밀려 핵심 점포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한동안 명품과 수입에 등 떠밀리던 신세에서 이제는 온라인 브랜드에 밀리는 신세가 됐다는 것이다.

 

온라인 브랜드의 입점 조건도 화제다. 기존 내셔널 브랜드에 비해 수수료가 크게 낮고 입점 위치는 트래픽이 가장 좋은 곳이다.

 

온라인 브랜드 입장에서도 소위 잘나가는 더현대 서울, 신세계 강남, 롯데 잠실 등 인기 점포 위주로 가기를 원한다. 결국 핵심 점포일수록 기존 브랜드들이 받는 역차별이 심해지고 있다.

 

요즘 소비자들은 점차 개성이 강해지고 천편일률적이지 않은데 유통사는 반대로 천편일률적인 MD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잘나가는 점포의 밑그림을 그대로 담아내고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결국 2~3년 이후 온라인 패션 브랜드도 MZ세대는 물론 고객들에게 외면받고 백화점의 천덕꾸러기가 될 공산이 크다.

 

백화점은 말 그대로 ‘백화점’이다. 다양한 상품을 진열하고 트렌드를 제안하는 종합 상점이다. 사실 다양성이야말로 백화점의 존재 이유다. 과도한 치우침(젊은 고객, 콘텐츠)이나 절대적인 배척은 존재 자치를 부인하는 격이며, 상당한 리스크로 다가올 것이다.

 

박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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