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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백화점, 명품과 헤어질 결심

발행 2023년 10월 16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 사진=롯데백화점 홈페이지

 

백화점을 다니다 보면 길게는 1년 내내, 적게는 수개월 간 ‘공사 중’이라는 가벽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상당수가 ‘명품 대기’를 위한 일종의 유령 매장이다. 

 

보통 두 가지 경우인데, 하나는 명품 회사의 컨펌이 날 때까지 무한 대기 중이거나, 또 하나는 입점을 확정 짓기 위해 백화점 측이 로열층 매장을 비워 놓는 경우다.

 

오픈 초반 명품 유치에 어려움을 겪은 더현대 서울은 백화점의 얼굴인 1층 일부 공간에 가림막을 치고, 공실 상태를 유지했다. 당시 루이비통, 구찌 등 유명 명품의 입점 승인을 고대하며 프리미엄 매장을 비워둔 것이다.

 

서울의 핵심 매장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명품의 쏠림이 심해지면서 지방 점포는 매우 심각하다. 롯데 센텀시티점은 명품 매장이 빠진 후 상당히 오랜 기간 여러 개 매장을 공실 상태를 두었다. 2020년부터 루이비통, 프라다, 구찌 등이 빠졌고, 1층에 멀버리, 에트로, 리모와 등 일부만 영업을 하고 있다. 지하 1층부터 1층, 2층, 5층 곳곳에 공사 중이라는 가림막이 세워져 있다. 결국 최근 명품 유치를 포기하고 대대적인 리뉴얼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

 

롯데 마산점도 명품이 이탈한 후에도 점포 1층을 오랫동안 비워 두었다, 결국 명품 대신 중고 명품숍 구구스에 자리를 내어 주었다. 백화점이 중고 명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숍을 1층에 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명품의 인기가 차츰 시들해지고 있다.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명품 3대장을 제외하고는 조금씩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하반기부터 백화점 명품 존의 하락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8월 전년 대비 명품 매출을 살펴보면 롯데가 9.9%, 신세계 8.4%, 갤러리 11% 하락했다. 지난달에는 롯데 5.7%, 신세계가 6.2% 하락했다. 업계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 명품이 전부가 아니다. 신세계 의정부점은 구찌, 프라다, 버버리 등 화려한 명품 라인업을 자랑하지만 매출로는 여전히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백화점들은 여전히 명품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상당수의 백화점들이 유통법 개정 이후 입점 브랜드를 일정 기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정상 매장 운영을 포기하고 속 편하게 빈 매장이나 팝업 공간으로 놔두고 있다. 명품을 위한 공실 매장의 손해를 감내하기에는 프리미엄 로케이션이고 스페이스도 크다.

 

문제는 백화점들이 주요 점포일수록 명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은 대대적인 MD 개편 때마다 명품의 입장 대기로 결정을 늦추거나 흔들고 있다. 명품 입점 확정 지연으로 대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로컬 브랜드들은 임시 매장에서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 일부 백화점의 일부 매장은 1년 동안 임시 매장에서 MD를 대기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비인기 조닝의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백화점의 ‘MD 교체’가 아니라 ‘명품 대기’로 말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명품들은 입점을 원하지 않지만 유통사가 포기하지 않으면서 이런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짝사랑이 지나치면 스토킹이 된다.

 

엔데믹 시대 명품 소비 열풍은 이제 식어간다. 그 돈으로 해외 여행을 가고, 면세점에서 쇼핑을 할 것이다. 롯데 잠실, 신세계 강남점 등은 K패션으로 조금씩 공간을 할애하고 있는 추세다.

 

희망 없는 기다림보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고민하는 일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박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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