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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무너지는 제조 기반, K패션은 신기루인가

발행 2023년 07월 13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사진=우영미

 

전 세계가 K패션을 주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우영미, 송지오 등 디자이너 브랜드를 시작으로, 앤더슨벨, 유니폼브릿지, 프리즘웍스, 마르디 메크르디, 아더에러, 널디 등 스트리트 캐주얼, 최근에는 렉토, 시에, 마뗑킴 등 컨템포러리 여성복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카테고리 범위도 넓어지고 브랜드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타이밍이 안 맞는 듯하다. 상승기류를 타고 있는 K패션이 난기류를 만날 공산이 커 보인다. 해외에서 바라보는 K패션은 디자인, 소재, 제조가 모두 한국산이기를 기대하는데, 이를 뒷받침해 줄 환경이 안 된다.

 

지난해 서울패션위크를 방문한 쁘렝땅 백화점 바이어는 “K패션은 한국적인 이름, 한국산을 의미한다”고 했다. ‘K패션’은 ‘메이드 인 코리아’여야 가치를 더할 수 있다는 의미다.

 

K패션의 유명세와 달리 위태로운 구조는 더 악화되고 있다. 원부자재, 제조, 디자인, 유통 등 생태계의 주도권이 해외로 넘어가거나 위축되고 있다.

 

디자인 주도권까지 중국에 뺏기고 있다. 국내 디자인 기획 회사들이 사라지면서 중국이나 베트남 등지의 프로모션이나 벤더 소싱 업체에 미리 넘기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이나 베트남 현지 업체들은 K패션의 다음 시즌 디자인을 더 빨리 알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다음 시즌 디자인들이 고삐 풀리듯이 시장에 풀리고 국내외 오픈마켓에서 유사품이 홍수처럼 판매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자체 기획보다 마케팅이나 온라인 유통 개발에 주력하면서 더 이상 디자인 개발을 하지 않고 있다. 디자인 개발이나 상품 개발에 힘쓰지 않고 마케팅 퍼포먼스와 온라인 판매에 매진하는 분위기다. 국내 디자이너 출신의 디자인 개발 프로모션 업체들도 크게 줄었다. 다시 말해 국내 디자인 콘텐츠가 양적으로 줄고 있다는 의미다.

 

그 결과 동대문 시장을 찾는 중국인들과 해외 보따리상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 샘플 구입처로, 보따리상들의 사입처로, 쇼핑의 장으로서의 동대문의 입지가 줄고 있다.

 

업스트림은 어떤가. 굵직한 기업들이 줄줄이 섬유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다. 최근 티케이케미칼, 성안합섬, 태광산업,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내노라 하는 화섬 기업들이 줄줄이 본업을 접었다. 원사를 모두 해외서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 머지않아 보인다. 심지어 방적 업체들도 중국에서 수입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연쇄적으로 가공소도 사라지고 있다. 국내 섬유 기업들의 유일한 강점인 가공 산업도 원가 상승, 기업들의 무리한 단가 요구에 경쟁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고부가가치 원단의 경쟁력도 잃어가고 있다. 대구 가공소가 줄줄이 무너지면서 연쇄적으로 경기도 니트 산업도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대구의 한 컨버터 업체는 미국 브랜드로부터 2만 야드의 긴급 오더를 받았지만 가공업체를 찾지 못해 결국 오더를 포기했다. 업체 대표는 “미국 의류 기업들은 정치적 위험이 상존하는 ‘메이드 인 차이나’ 대신 ‘메이드 인 코리아’를 찾는데, 납품할 수 있는 여력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중국산 생지를 가져다 국내에서 가공해도 한국산으로 인정을 하는데, 그 오더를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백 년 전통의 유럽 패션 브랜드들이 잇달아 브랜드매니지먼트사에 팔렸다. 이들은 모두 제조 기능을 해외로 넘겼다는 공통점이 있다.

 

K패션은 탄탄한 국내 제조 기반 위에서 지속 가능하다. 본질은 무너지고 껍데기만 남아서는 미래가 없다.

 

박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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