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삼] 쿠팡에 기대하는 몇 가지

발행 2021년 07월 23일

어패럴뉴스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최낙삼의 ‘포스트 리테일’

 

 출처=쿠팡 홈페이지

 

올 상반기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던 회사는 단연 쿠팡이다.

 

쿠팡은 작년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했던 미국 상장을 지난 3월에 이뤄냈다. 연일 기사가 쏟아졌고 경제부 총리까지 나서서 쿠팡이 100조 원에 이르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을 축하했다. 그러나 2분기가 시작된 4월이 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상장 후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총수 지정 요구에 대해 김범석 창업자가 ‘미국 국적자’임을 내세워 총수 지정을 피한 사실이 미처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전, MBC가 문을 열었다.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쿠팡의 상품 공급자들에게 불만이 높은 ‘아이템위너 정책’과 타기업 대비 현격하게 차이나는 ‘결제지연과 유보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것이다.

 

쿠팡의 이름은 3월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언급됐다. 그러던 중 2분기의 마지막인 6월 17일 덕평 물류센터에 최악의 화재사고가 있었고 하필이면 당일 오후에 창업자 김범석 의장의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 사임 소식이 들렸다. 소비자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크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쿠팡은 로켓배송 실시 이후 수년간 지속되어 온 배송기사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2020년 9월 30년 이상 안전관리를 담당해온 임원을 두 명이나 새롭게 합류시켰었다. 그러나 이번 화재로 전문가 영입 이후로도 달라진 것이 없는 인재(人災)로 사망사고를 낸 것이 드러나자 쿠팡의 안전 불감증과 그에 대한 실망감은 김범석 창업자의 사임이 내년부터 예고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피하기 위한 꼼수로 해석되면서 쿠팡의 서비스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 기름을 부었다.

 

SNS에는 하루에 17만 건에 이르는 쿠팡불매와 쿠팡탈퇴를 알리는 해시태그와 인증샷이 이어졌다. 지난 7월 7일 데이터 분 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6월 3주차(6월 18~24일) 쿠팡 앱의 하루 평균 사용자(DAU)는 830만 명으로 직전주(6월 11~17일) 894만 명보다 7% 감소했다. 지난달 쿠팡 앱을 설치한 전체 모바일 기기는 전월(2658만9389대) 대비 1.3%(35만대) 감소한 2623만8808대였다. <대한민국 동행세일> 등으로 이커머스 업체들의 앱 설치 수가 모두 성장했지만 유일하게 쿠팡만이 감소했고 일주일 만에 64만 명의 이용자가 증발했다.

 

 쿠팡은 전국 광역시에 로켓배송 서비스가 가능한 물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 출처=쿠팡

 

쿠팡은 지난 2월 상장 신고서를 통해 스스로를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큰 물류회사’라고 했다. 전국 30개가 넘는 도시에 170여개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크기는 축구장 400개가 훨씬 넘는다. 덕분에 우리나라 국민의 70%는 쿠팡 물류센터로부터 11km 이내에 거주하며 로켓배송을 즐길 수 있다. 더군다나 한 달에 2,900원만 내면 쿠팡의 유료멤버십 서비스인 ‘로켓와우’를 통해 다양한 상품을 새벽 배송으로 받을 수도 있다. 패션 유통에 있어서 쿠팡의 지위는 결코 작지 않다.

 

쿠팡의 서비스는 혁신적이고 그들의 말대로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를 의심할 정도로 빠르고 효율적인 풀필먼트를 이뤄냈기에 한국 유통업계 전반에 큰 자극과 변곡점을 만들었다. 고용도 독보적이다. 쿠팡은 2020년에만 2만5000만 명을 신규로 고용했고 2025년까지 전국에 총 5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나라 이커머스에 큰 축으로 자리 잡고있는 쿠팡의 경영활동과 의사결정들이 최근 많은 투자자들과 소비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ESG경영에 제대로 부합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커머스 시장은 당분간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쿠팡의 역할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쿠팡은 구성원들의 안전문제를 보다 진정성 있게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번 물류 화재에 있어 쿠팡에 근무했던 사람들이 말하는 “창고의 온도는 상상을 초월하고 스프링쿨러는 잠겨 있었으며 화재 훈련은 일부 관리자만 하고 전체는 한 일이 없었다”는 증언은 쿠팡이 속도를 내기 위해 브레이크를 묶어두었다는 말과 같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 그래야 안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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