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마당 - 오서희 몬테밀라노 대표

양면성의 매력

발행 2019년 0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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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면성의 매력

 

 

예상이 뒤집힐 때 우리는 사람이든 물건이든 호감을 느낀다.


한 마디로 ‘반전 매력’이라는 것이다.


예측대로 흘러가는 것은 편안함을 주지만, 재미와 매력을 주지는 못한다. 사람들은 단지 편안함만으로 불필요한 것에 돈을 쓰지 않는다.


지금처럼 풍요로운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물건이란 실상 많지 않다.


매력적인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호기심을 유발해야 한다. 불필요한 것이어도 웃돈을 얹어 지출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마음을 잡아끄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예측한대로 뻔하게 흘러간다면 고객들은 굳이 ‘필요치 않은’ 것에 지갑을 열지 않을 것이다.


이미 가지고 있지만, 비슷한 것들을 또 구매하는 것은 사실 알고 보면 대부분 ‘충동구매’에 해당한다. 재산 증식을 위해서는 충동구매를 억제해야 하지만 판매하는 입장에서는 충동구매를 시켜야 한다.


고객이 반품을 할 경우라도, 다시 그 매장을 방문하거나 반품할 때 최소한 한번은 그 브랜드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시간을 준다.


어떻게 하면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호기심을 줄 수 있을까. 필자는 그 답을 동전과 같은 양면성에서 찾아보았다.


글로벌 저가 브랜드인 일본의 유니클로와 스웨덴의 H&M은 세계적 디자이너 알렉산더 왕, 마리메꼬, 겐조 등과 끊임없이 콜라보 라인을 만들고 있다. 색다름을 연속적으로 만들어내지 않는다면 호기심에는 유효기간이 있고, 반드시 언젠가는 일상이 되어버린다.


폐업정리라는 현수막을 붙이고는 10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거나 손해보고 판다는 문구를 우리는 종종 접한다.


‘돈’에 대한 어필은 사람들을 순간 집중시키기는 하지만, 정직하지 못한 이러한 문구들은 그 순간뿐이다. 인간의 선한 본성을 위반하는 마케팅은 유효 기간이 짧다.


폐업을 맞은 판매자를 도와주고 싶다는 순간적인 감정에 충동구매를 한 적이 종종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자신의 충동구매를 합리화 하면서 실상은 자신을 보호하려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나의 브랜드를 계속 구입하고 착용한다면 고객들은 지루해 질 수 있다. 세상의 재화는 점점 많아지고 판매 플레이어는 늘어나는 가운데서 히트 브랜드가 연속성을 띄기는 점차 더 어려워지고 있다.


꼭 필요한 아이템을 내놓는 것은 물론, 색다른 제품을 선보여 마치 여러 종류를 맛볼 수 있는 뷔페같은 자극과 편리함을 주는 전략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겨울철이 되었다고 귤만 먹는다면 처음 한두 개는 맛있겠지만 그 후로도 처음 먹을 때와 같은 느낌을 갖기는 어렵다.


패션도 마찬가지이다. 유행과 정체성을 함께 아우를 때 고객들의 호기심은 유지되고 매출로 이어질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블루오션은 더 이상 없다고 말한다. 소비자들은 판매자의 마진이 적을수록 그 제품을 선호할 확률이 높다. 어쩌면 블루오션의 답이 ‘양면성’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런데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고급스러운데 저렴하다(비싸지 않다), 우아한데 편안하다 하는 식의 ‘반전’은 사실 엄청난 내공을 갖추었을 때 가능하다.

패션이라면 그만큼의 기획 능력과 인프라가 기반되어야 하고, 사람으로 치면 지성과 인성을 겸비해야 그러한 매력이 비로소 우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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