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창] 범람하는 온라인 브랜드, 1% 성공의 조건

발행 2023년 01월 26일

정민경기자 , jmk@apparelnews.co.kr

무신사 베스트 브랜드 순위

 

한국의 인구수 5,156만 명. 이 가운데 10~20대는 약 20% 수준이다.

 

행정안전부가 내놓은 주민등록 연령 별 인구통계를 살펴보면 10~29세 인구수는 지난해 기준 1,112만 명이었다.

 

한국은 인구수 대비 패션 브랜드가 참 많은 나라라는 것을 다시 한번 체감하게 된다. 특히 팬데믹 기간, 급성장한 온라인 시장을 살펴보면 더 놀랍다.

 

브랜드가 셀 수 없이 많다. 온라인 대표 플랫폼인 무신사, 29CM, W컨셉 내 입점 브랜드는 현재 각각 7천여 개, 6천여 개, 8천여 개다. 매년 신규 입점하는 브랜드 수는 500~1000개, 퇴점하는 브랜드를 감안해도 평균 500여 개 브랜드가 꾸준히 늘고 있는 셈이다.

 

온라인 플랫폼은 여전히 꿈많은 신진 디자이너들의 무대로 이들을 반겨준다. 온라인 특성상 진입 장벽이 낮아, 지금도 수많은 1인 기업의 개인 디자이너들이 플랫폼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과연 내년에도 살아남는 디자이너들이 몇 명이나 있을까.

 

대기업까지 뛰어든 이 시장에서 자본력 없이 브랜드를 키우기란 쉽지 않다. 이제는 자본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려운 머니 게임의 단계에 진입했다. 온라인 시장은 이제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들어섰다. 시장 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나 최근 온라인 브랜드로 성장한 업체들이 고심하고 있는 부분이 마케팅이다.

 

온라인 브랜드의 주 마케팅 전략인 인플루언서, 유튜버 시딩이 과거처럼 순조롭지 못하다. 신규 브랜드가 많아진 만큼 인플루언서, 유튜버를 찾는 수요가 높아지자, 이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A기업의 임원은 “A급 인플루언서와 패션 유튜버들의 몸값은 3~4년 전과 비교하면 최대 10배까지 뛰었다. 온라인 마케팅 비용이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진 것이다. 더욱 고도화된 마케팅 전략도 필요하겠지만, 이제는 정말 철저하게 차별화된 상품으로 승부수를 띄울 때”라고 말했다.

 

사실 온라인 시장에서 이 수많은 브랜드에 대한 우려는 상품으로 야기됐다.

 

비슷한 디자인에 가격으로 고객 몰이를 하는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은 일부 브랜드에서 이미 시작됐다.

 

브랜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브랜드의 철학, 명확한 정체성이다. 똑똑해진 소비자들은 브랜드의 가치를 알고 찾는다.

 

잘 생각해 보면 브랜드의 가치야말로 현재 선전하고 있는 온라인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다. 1인 디자이너가 만들어 낸 온라인 브랜드는 유통 채널이 온라인일 뿐이지 브랜드로서, 제도권 브랜드와 차이를 두는 명확한 지점이 있다.

 

바로 ‘오너십’이다. 주인 의식이 뒷받침된 브랜드는, 최초의 기획자가 만든 브랜드의 철학이 그대로 이어진다. 때문에 막강한 팬덤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일이야말로, 브랜드가 범람하고 있는 이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다.

 

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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