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창] 사면초가의 중저가 아동복, 활로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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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드나인 네이버 카페 |
최근 패션 시장의 판도가 달라졌다.
새로운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MZ세대의 소비를 이끌어 내고 있는 브랜드는 코로나 기간 크게 성장한 온라인 브랜드가 대다수다. 무신사라는 거대한 온라인 플랫폼이 이들의 진입 문턱을 낮췄고, 다양한 브랜드가 등장했다.
온라인 기반 브랜드가 MZ세대로부터 인기를 얻는 이유는 뭘까. 우선 상품이다. 디자인과 품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경쟁력이 MZ세대의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백화점에서는 ‘디자인은 마음에 드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 보세매장에서는 ‘품질이 별로야’ 라고 느끼는 시장의 간극을 간파, 그러한 고가와 저가 시장의 틈을 공략한 상품이 주효했다. 그 결과 그들은 자체 기획·디자인한 오리지널 상품을 낮은 배수율의 합리적인 가격대로 제안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또 하나의 강점은 바로 MZ세대의 성향을 꿰뚫는 마케팅에 있다. 온라인 기반 브랜드들은 MZ가 좋아하는 SNS 채널에서의 공격적인 셀링 마케팅, 실시간 피드백 등 CRM에 강하다.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지고, 팬덤이 형성됐다.
데님 전문 브랜드 ‘모드나인’은 온라인 시장에서 팬덤이 두터운 대표적 브랜드 중 하나다. 무신사에서는 신상품 출시와 동시에 매번 데님 카테고리 매출 1위에 오르곤 한다. 마니아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 회원 수만도 1만6천여 명에 달한다.
올해 고속 성장으로 주목받은 ‘마뗑킴’ 역시 탄탄한 팬덤을 기반으로 한다. 지난 7월 말 롯데 부산점에서 첫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는데, 이곳을 방문하고자 하는 타 지역 팬들이 새벽부터 기차를 타고 움직였다. 첫날은 백화점 오픈 5시간 전부터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고, 일주일간 6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들이 MZ세대를 불러 모으는 파워는 대형 유통의 환경까지 바꿔놓았다. 지난해 2월 오픈한 더현대 서울이 파격적인 MD로 흥행에 성공하면서, 신세계, 롯데 역시 앞다퉈 올해 대규모 개편을 단행했다.
더현대 서울은 ‘에·루·샤’ 없이 MZ세대를 공략한 브랜드와 콘텐츠로 개점 만 1년만에 매출 8000억 원을 돌파했다.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기존 백화점은 MD개편에서 브랜드의 매출 순위로 자리를 정하고, 입·퇴점을 시키는 방식을 고수해왔다. 이 같은 전통 방식이 깨지고 있다.
캐주얼 조닝은 이미 온라인 캐주얼로 재편됐고, 여성복 조닝이 온라인 기반 디자이너 브랜드로 교체 수순을 밟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은 여성 영캐주얼, 영캐릭터, 잡화 등 50여 개 브랜드로 구성돼 있던 5층의 절반 가량을 새로운 브랜드로 교체했다.
당연히 반대급부로 제도권 브랜드의 운영에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금껏 해왔던 전통적인 운영 방식으로는 도무지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프로모션에 의존하는 획일적 상품 전개, 정체성 중시보다는 박리다매 식의 물량 정책, 낮은 판매율과 과도한 재고를 당연시하며 가격 경쟁력을 상실한 현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하는 걸까.
과거엔 당연했던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들이 늘고 있다. 물론 발빠른 일부 업체들은 완전히 결이 다른, 소위 온라인 식의 독립 조직을 만들어 새 브랜드를 성공시키는 사례도 만들어내고 있다.
모든 가치와 방식이 뒤집히고 깨져 새 질서가 만들어지는 ‘전복(顚覆)’의 시대다. 리세션 경고등이 켜진 내년에는 아마도 그러한 흐름이 더 가파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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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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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가 라이브커머스 방송 및 콘텐츠 투자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유통사 연계뿐 아니라 전담팀 구성을 통한 라이브 판매 및 재미요소를 갖춘 콘텐츠 확대, 자체 전문 쇼호스트 육성 등 보다 효과적으로 고객과 소통하며 이커머스 확장을 꾀한다.
K뷰티, K푸드의 열풍이 패션 시장에서도 통할까. 최근 한국 패션에 대한 해외 리테일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엔 중국이 절대 비중을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일본, 유럽, 미국, 대만, 중동 등 특정 국가가 아닌 해외 전반에서 관심이 높다.
서울 및 수도권 주요 9개 백화점의 지난해 제화 매출은 회복세로 돌아섰다. 점포별로 90% 이상의 브랜드가 전년 대비 신장했고, 최소 3%, 최대 155%, 평균 20~30% 상승했다. 점포별 신장한 브랜드 비중은 작년 상반기 20~50%에 그쳤지만, 연간 누계로는 80~100%로 크게 늘었다.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체제가 부상하고 있다. CD가 사업부장·부문장을 맡으며, 성과를 내는 경우가 늘고 있다. 유럽과 미주에서 시작된 CD의 개념은 기존 디자인실장과는 크게 다르다. 디자인은 CD가 아우르는 업무 중 하나다. 브랜드 컨셉 설정부터
여성복 업계가 유니섹스, 남성 라인 전개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2~3년 간 기존 브랜드의 라인 확장, 신규 브랜드 런칭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룹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이 대표하는 여성 제품을 매치한 남성 연예인, 셀럽들의 착장 노출이 늘고,
지난해 한국의 국민 1인당 명품 소비 지출이 325달러(40만 원)로 세계 1위에 올랐다고 미국 CNBC가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의 분석을 토대로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