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철] 새로운 팬덤, ‘커스텀 튜닝’의 시대

발행 2020년 09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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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나이키닷컴
출처: 나이키닷컴

 

사야겠다고 맘 먹은지 한참 만에, 아니 거의 수년만에 폴딩이 되는 미니벨로의 자전거 ‘브롬튼’을 구입헀다. 자전거 고유의 기능보다는 감성이 더 앞서는 브랜드라서 아주 맘에 들었다.


예전 교회에서 중고등부 담당 전도사님이 영국 유학 시절 구입했다며 타고 다니던 그 미니벨로가 너무 좋아 보였었다. 또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인 가까운 동생이 매거진B에서 인터뷰할 때 눈여겨보았던 것이기도 하다. 라이딩할 때의 체인 소리까지 매우 만족스럽다.


취미 생활이라는 것은 어떻게든 지출이 따르게 되는데, 이 자전거가 생각보다 본체의 가격도 만만치 않지만 이것 저것 추가적인 지출을 많이 하게 한다.


그렇게 잘 타고 다니다, 함께 라이딩하는 사람들의 큰 자전거를 뽈뽈 거리며 쫓아가는 것이 민폐가 되는 것 같아 좀 더 큰 자전거 ‘스페셜라이즈드’ 중고를 한대 더 구입했다.


그런데 역시 큰 자전거도 크고 작은 불만족과 만족이 교차하면서 바퀴를 교체하는 등 추가 지출이 많이 있었다. 지금도 자전거 관련 정보를 자주 보게 되는데 필자를 향해 손짓하는 많은 중고거래가 ‘당근’ 또 ‘당근’하며 필자를 부르고 있다.


지금까지 필자의 취미 생활은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고 밴드를 하는 것이었다.


학력고사를 치르고 낙원상가에서 구입한 첫 기타는 브랜드 없는 것이었지만 제법 소리가 좋았다. 당시만 해도 아마추어에게는 특별히 브랜드가 중요하지 않고 그저 기타면 되는 것이었다. 자전거도 자전거면 되고 등산화도 등산화면 되었다.


품목 자체가 시장을 이루었던 당시는 수요가 공급을 앞질러, 상품을 공급할 수 있으면 사업에 성공하는 시대였고, 90년대를 지나 2000년 전후에는 깁슨, 펜더, 마틴 등 일렉/어쿠스틱 기타 브랜드의 특정 모델이 인기를 끄는 등 브랜드가 힘을 발휘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브랜드만으로는 안 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가지 브랜드로 풀세트 코디를 하고 플렉스(Flex)를 자랑하는 소비자들이 있지만, 이제는 이유 있는 조합이 더 매력적이다. 품목 자체가 자랑거리였던 과거에서 브랜드가 우월감과 만족도를 주었던 최근까지 와는 달리 이제는 SNS의 수많은 리뷰들과 직접 체험을 담은 동영상들을 보고 모바일 커뮤니티에서 친절한 Q&A를 고수들과 함께 나누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더 달라진 선택을 하고 있다.


마케터들이 그렇게 갈망하던 충성도 높은 고객의 확보가 전통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나에게 가장 적합하도록 커스텀된 상품을 조합하고 튜닝해 스스로의 충성도를 바치고 있다.


‘브롬튼’ 유저들에게 가장 많이 선호되는 또 다른 브랜드는 ‘브룩스’이다. 안정감과 핸들 그립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투어링을 위한 자전거 유저들에겐 너무나 많은 대안이 있지만 최근 필자의 눈에 들어온 브랜드는 독일 ‘오드트립’이다.


새들백과 페니어백 그리고 백팩까지 놀라운 품질과 디자인으로 만족을 준다.


그런데 아마도 모든 것이 다 있는 메가 브랜드는 ‘나이키’가 대표적일 것이다. 이제는 품목 전문 브랜드의 시대이고 고객들이 열광하는 품질과 디자인 그리고 감성까지 갖춘 상품들이 그 속에 있다. 억지로 만들지 않아도 만들어지는 팬덤을 위해 상품개발의 인내와 수고를 아끼지 않은 품목 전문 브랜드들에 박수와 찬사를 보낸다.


또 서로 정보를 나누는 과정에서 초보 유저들을 배려하며 유용한 정보를 아낌없이 전달하고 조언하는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품목 전문 브랜드의 성장을 견인하는 마켓 리더이기도 하다. 

 

박병철 요진개발 이사
박병철 요진개발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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