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신고 디카프리오가 투자한 ‘올버즈’ 한국에 진출합니다”

‘올버즈’ 조이 즈윌링거, 팀 브라운 공동 대표

발행 2020년 08월 12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왼쪽부터) ‘올버즈’ 팀 브라운(Tim Brown), 조이 즈윌링거(Joey Zwillinger) 공동 대표

 

신발 하나로 920억 투자유치, 기업가치 1조원

한국 진출은 장기전, 아시아 거점 시장 기대

양털, 사탕수수로 만들고 판매는 D2C 고수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미국의 친환경 신발 ‘올버즈(Allbirds)’가 이달 한국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하고 국내 진출한다.

 

‘올버즈’는 만 4년차의 신발 스타트업이지만, 현재까지 92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기업가치가 1조원으로 평가되는 유니콘 기업이다.

 

‘세상에서 가장 편한 친환경 슈즈’로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매년 100만 켤레 이상이 팔려나가고 있는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더 궁금증이 커진다.

 

디지털, D2C, 친환경, 지속가능성, 협업 등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주제의식과 철학, 사업적 비전 및 기술을 이처럼 완벽하게 갖춘 기업이 좀처럼 흔치는 않기 때문이다.

 

8월 초, 국내 진출을 앞두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조이 즈윌링거 사장과 팀 브라운 공동 대표와의 비대면 인터뷰를 가졌다.

 

(왼쪽부터) ‘올버즈’ 조이 즈윌링거, 팀 브라운 공동 대표

 

▶ 한국 진출 계기는 무엇인가.

 

한국은 오래 전부터 진출 계획을 갖고 있었다. 사실 사업 초기부터 한국과 인연이 깊다. ‘올버즈’의 시작부터 함께 해 온 제일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가 한국 기업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올버즈’를 만든 ‘울 러너’ 라인은 부산의 노바인터내쇼널을 통해 2016년부터 생산되고 있다. 또 한국은 스타일면에서 가장 앞서 있고 성장성도 매우 높다고 보여진다. 우리는 이곳에서 장기적인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한국을 기반으로 아시아 진출을 모색한다.

 

▶ 국내 많은 소비자들이 미국 브랜드 사이트나 해외 쇼핑사이트 등에서 올버즈를 구매하고 있다. 올버즈를 도입하고자 했던 국내 업체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안다. 운영 방식은 어떤 것인가.

 

올버즈는 현재 전 세계에 오프라인 매장 19곳, 온라인 사이트는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중국, 영국, 유럽, 일본 등 8개국에 개설돼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중국만 온오프라인 채널이 개설된 상황이다.

한국 온라인몰은 모두 미국 본사가 직접 운영한다. 부산 공장에서 생산되는 울 러닝 제품은 한국에서 직접 배송되고 '트리' 라인은 중국, 언더웨어는 베트남, 양말은 미국을 통해 직접 배송될 예정이다. 전 세계 35개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은 본사가 D2C로 직접 관리한다. 앞으로도 모든 진출국가의 상품과 판매를 직접 관리할 방침이다. 현재 유한회사 올버즈코리아가 설립됐지만 인적 인프라를 구성하지는 않았다. 한국 직영점 오픈은 검토 중이다. 제품에 투자를 많이 하는만큼 유통 단계를 늘리지는 않을 것이다.

 

 

▶ 뉴질랜드 축구 국가대표 출신의 브라운과 생명공학자인 조이 즈윌링거의 만남도 이색적이다. 두 사람은 어떤 계기로 만나, ‘올버즈를 시작하게 됐나.

 

큰 사이즈의 로고, 과한 디테일, 늘 새로운 디자인의 신발들이 시장에 과도하게 쏟아져 나오는데, 대부분 제품들이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합성 피혁으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팀 브라운은 상업적이지만 똑똑하고 지속가능한 신발을 만들고 싶어했다. 지인 소개로 생명공학자 조이 즈윌링거를 만나 자문을 구하다, 지속가능에 대한 공동의 미션을 찾고 창업하게 됐다. 처음에 우리 둘은 뉴질랜드 산 양모를 가지고 수년간 개발에 몰두 했다. 명품 원단 업체에 직조를 의뢰했고 부산 노바인터내쇼날을 찾아가 제조를 맡겨, 결국 ‘올버즈’의 첫 제품인 ‘울 러너(Wool Runner)’가 세상에 나오게 됐다.

 

 

▶ 올버즈는 머리티얼(소재) 플레이어다. 특이한 점은 만들어진 원사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에서 원료를 구해 직접 원사를 개발한다는 점이다. 그 이유가 있나.

 

‘올버즈’는 언제나 ‘미완성’이라고 생각한다. 더 나은 옵션을 찾아 끊임없이 개선하고 소재나 원료를 변경해 가며 개발한다. 팀 브라운의 영향으로 뉴질랜드에서 구할 수 있는 양모를 시작으로 유칼립투스, 사탕수수 소재까지 개발에 성공했다. 유칼립투스 나무로 만들어 붙여진 ‘트리슈즈’ 시리즈의 경우는 일반 슈즈에 비해 에너지를 60%만 사용하고, 물은 90% 가량 절약해 생산된다. 탄소 배출도 절반으로 줄었다. ‘울 러너’는 27가지 옵션을 적용하며 업그레이드됐다. 아웃 솔 전체를 그린 EVA 스위트 폼소재로 교체하거나 인솔에 새로운 친환경 원료를 적용했다.

재료는 뉴질랜드, 브라질, 남아프리카 등지에서 구하고 한국, 미국, 이탈리아 등지에서 가공하거나 제작한다. 제품을 위해서는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찾아간다.

 

(왼쪽부터) ‘올버즈’ 팀 브라운, 조이 즈윌링거 공동 대표

 

▶ 사회적 윤리와 혁신을 지향하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 CEO들이 앞다퉈 신으며 주목을 받았다. 친환경적이면서 혁신적인 기능을 갖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개발 과정이 있었나.

 

‘올버즈’는 천연 소재로 합성 소재만큼의 고기능성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입증한 첫 케이스다. 메리노 울로 제작된 대셔(Dasher)는 프로토타입만 수백 개에 달하고 개발 기간만 2년 이상이 걸렸다. 아마추어와 프로 선수 50여명이 1년 이상 수천마일을 달려 기능을 테스트했다. 사탕수수, 유칼립투스 등도 합성 소재 수준의 고기능성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상품이 곧 투자다. 독보적이고 매력적인 상품을 만드는 데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유명 안경 업체인 와비파커 등도 이런 이유로 투자한 것이다. 일반적인 패션 기업들이 이를 간과하고 있는 게 안타깝다.

 

 

▶ 국내에서도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패션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성공한 사례가 드물다. 그들에게 조언을 해 준다면.

 

올버즈는 지속가능성 만큼은 그 어느 것과도 타협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는 성공했다. 예를 들어 초기 ‘올버즈’의 신발 끈은 버려진 폴리에스터 소재였다. 신발 끈까지 친환경 소재로 바꾸고 싶어 계속해서 제조업체들에게 솔루션을 찾도록 요구했다. 어느 날 한 업체가 재활용 플라스틱을 제안하면서 “가격이 기존 보다 3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절대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올버즈의 전 임원진은 한 치의 망설임없이 신발 끈을 모두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바꾸는데 합의했다. 물론 마진은 기존 보다 줄었다.

진정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가 되려면 기꺼이 실험하고 틀을 깨야 한다. 그리고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는 장기적인 목표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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