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와 멘티를 바꾼 ‘구찌’의 좌파 혁명

김호종의 ‘총, 균, 디지털’

발행 2020년 08월 06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구찌는 밀레니얼 세대의 젊은 소비자가 매출의 5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하니 적어도 20, 30년의 고객 자산은 쌓아 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0년 전통을 지닌 고령 브랜드가 또 다른 100년을 디지털로 열어간 것이다.

 

구찌의 좌파 혁명! 혁신도 피곤한데 혁명 이라니. 혁신은 게임의 룰을 바꾸는 것이고, 혁명은 아예 판을 갈아엎는 것이다. 명품 구찌가 멘토, 멘티를 바꾼 깜짝 놀랄 만한 혁명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중장년층이 주요 고객인 명품은 금융위기 이후 성장이 정체되는 위기를 겪게 됐다. 이에 구찌는 구찌를 젊고 건강하게 보이게 할 소비자에게 눈을 돌렸다. 그리고 경영진은 밀레니얼 세대(25세~36세) 직원으로 구성된 ‘그림자위원회(shadow board)’를 만들었고 그들 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경청했다. 인생의 선후배인 멘토(mentor)와 멘티(mentee)가 바뀐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이 이뤄진 것이다. 그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소통 방식과 상품 개발 등에 다양하게 반영됐다. 기업 내 위계질서를 파괴한 구찌의 나이든 경영진의 역할은, 그들의 아이디어를 잘라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지원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었다.

 

 

패션이라는 감각의 제국에 가장 적절한 역할의 교류가 이루어 졌고, 밀레니얼 고객을 타게팅으로, 명품에 젊음이라는 키워드를 불어 넣었다. 고객과 브랜드 사이의 터치 포인트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인플루언서 등 디지털로 채웠다. 동물 보호와 환경보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의 가치관을 반영해 모피 의류를 인조 에코 퍼(eco fur) 로 대체했다. 구찌는 밀레니얼 세대의 젊은 소비자가 매출의 5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하니 적어도 20년, 30년의 고객 자산은 쌓아 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0년 전통을 지닌 고령 브랜드가 또 다른 100년을 디지털로 열어간 것이다.

 

영국 컨설팅 회사 ‘브랜드 파이낸스’가 발표한 글로벌 의류 브랜드 가치 조사에서도 1위 나이키에 이어 구찌가 2위다. 스포츠든 럭셔리 명품이든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브랜드의 시장 가치는 아주 높다. 미래가 밝다는 것이다. 브랜드들의 미래 전략 수립을 위한 디지털 전환은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조직의 뇌(CPU) 즉 생각을 통째로 바꾸는 것이다. 올해 취임한 나이키 CEO ‘존 조나호’는 운동화 전문가가 아니라 이베이 출신이다. 스타벅스 CEO ‘케빈 존슨’ 또한 마이크로소프트 출신 IT맨 이다. 구찌는 리버스 멘토링으로 기업의 생각을 디지털로 바꿨고, 이러한 젊은 아이디어와 전략이 문화화되어 조직의 질서로 스며들게 했다.

 

룰루레몬이 인수한 '미러'
룰루레몬이 인수한 '미러'

 

둘째, 테크를 중시하고 IT 기술로 꿈을 현실이 되게 하는 것이다. 나이키가 스타트 업들을 인수한 목적은 고객 맞춤화를 실현하기 위함이다. 요가복 룰루레몬도 가정 내 맞춤형 피트니스 시장을 목표로 스타트업 ‘미러’를 약 6,000억에 인수했다. 반면, 언더아머는 2015년 500명이 넘는 IT 인력으로 섣부른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신을 공언 했다 주저앉았다. 스포츠는 테크에 쉽게 연결될 수는 있지만 모두가 성공 하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거울 앞에 서면 코디 상품을 보여주는 패션 IT 기술은 ‘쇼’다. 지금의 패션 IT는 고객의 빅 데이타를 활용해서 상품 개발에 반영 하거나, 수요 예측과 공급 주기 조절, 고객 취향 예측을 통한 맞춤화 서비스와 개인화된 마케팅 등 정밀한 ‘고객 지향적’인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셋째, D2C전략, 즉 소비자 직접 공략(Direct to Consumer)이 있다. 나이키처럼 백화점, 아마존 등 중간 유통을 거치지 않고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고 소통하는 방식은 디지털 시대의 핵심 전략이다. LF는 자사몰 매출 비중이 30%를 넘었다. 비슷한 패션 대기업의 두 세배가 넘는다. 환경 변화에 빨리 대응한 결과이고 언택트 시기인 지금 더욱 빛을 발휘하고 있다.

 

바꿔 타지 않으면 도착할 수 없는 곳이 있듯, 디지털 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지금 기차에서 내려 갈아타야 한다. 구찌를 보더라도 ‘지금 잘되는 회사는 과거에 누군가가 용기 있는 결정을 했기 때문’이라는 말은 백 번 맞는 이야기이다. 판이 바뀔 때는 성공 비결이 모조리 실패의 원인이 된다. 디지털이 바이블이다.

 

 

오쏘익스체인지 대표
오쏘익스체인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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