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완벽 체질로 전환

발행 2020년 06월 23일

오경천기자 , okc@apparelnews.co.kr

 

소비자 직접 판매(D2C) 강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필수

 

[어패럴뉴스 오경천 기자] 나이키(NIKE)가 새로운 변화와 혁신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핵심은 ‘D2C’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다. 나이키는 수년 전부터 이 부분에 대한 투자를 펼쳐왔다. 지금까지의 성과와 지표도 상당히 긍정적이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통해 사업구조의 완벽한 체질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11월 아마존과의 협업 중단과 올해 초 IT 출신의 존 도나호를 새로운 CEO로 영입한 것이다. 온라인 유통, 즉 데이터의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의미이며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의도이다.

 

D2C(Direct to Consumer, 직접 판매)는 글로벌 패션회사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제조업체가 중간 유통업체를 거쳐 소비자를 만났던 것에서 제조업체가 직접 소비자들과 만나겠다는 것이다. ‘온라인’이라는 채널을 통해 소비자들과 직접 컨텍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나이키 직접 판매 증가 추이

 

실제 나이키의 D2C 판매 비중은 매년 증가 추세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매년 그 비중이 늘었다. 2010년에는 13.1%(25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2015년 21,7%(66억 달러), 2019년에는 31.6%(118억 달러)로 대폭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2022년에는 나이키의 D2C 매출 비중이 4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전망하고 있다.

 

나이키의 D2C 강화에는 여러 이유가 따르지만 그 중에서도 핵심은 ‘데이터 확보’다. 그 동안 유통업체들이 가져갔던 소비자들의 데이터를 나이키가 직접 가지고 분석해 비즈니스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중간 유통을 줄이고 직접 유통을 강화하면서 브랜드에 대한 가치 제고는 물론 수익구조 개선까지 노리고 있다.

 

최근 나이키의 실적은 신호가 좋다. 당해연도 3분기(2019.12~2020.02) 매출 실적은 101억 달러로 전년 동기간 대비 5.1%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98달러)를 웃돌았다. 2분기에도 103억3천만 달러로 전망치(100억9천만 달러)를 초과했다. 수익률도 좋다. 2분기 순이익은 11억3천만 달러로 시장 전망치(9억4천만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D2C 전략으로 오프라인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중간 벤더사들의 축소는 물론 오프라인 매장 수도 줄이고 있다. 대신 대형매장을 확대를 통해 고객들에게 나이키 문화와 경험을 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나이키 하우스 오브 이노베이션000’이 대표적이다. 나이키의 초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로 이전 매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나이키의 문화와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온라인으로 미리 구매한 제품을 픽업할 수 있는 보관함, 앱을 통한 피팅 요청 등 최신 디지털 기술력까지 갖춘 미래형 매장이다. 뉴욕과 파리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선보이고 있다.

 

뉴욕의 '나이키 하우스 오브 이노베이션000' 매장

 

‘조던 매장’은 나이키가 최근 주력하고 있는 오프라인 비즈니스다. 조던 브랜드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나이키 전체 매출의 10%에 가까운 규모. 그만큼 나이키에게 조던은 핵심 콘텐츠다. 나이키는 조던 매장을 통해 조던 브랜드의 전통적인 가치를 현대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한국에도 2018년 홍대에 첫 매장을 선보인 이후 지난달 가로수길에는 5개층 규모의 초대형 매장 ‘조던 서울’을 오픈했다.

 

기존 매장들도 대형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아울렛 유통을 겨냥한 초대형 팩토리 매장부터 백화점에는 100평 이상의 대형 매장을 확대 중이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에만 10여개의 대형 매장을 열었다.

 

나이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은 2017년부터 추진해오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말 그대로 디지털 관점에서 비즈니스 구조를 재편한다는 뜻이다. 이는 D2C 전략과도 연결된다. 소비자들과의 직접 판매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의 디지털화는 필수다.

 

서울 가로수길 조던 매장

 

올해 초 새로운 수장으로 존 도나호를 선택한 것도 ‘나이키’가 앞으로 무엇에 집중할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존 도나호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이베이의 CEO로 근무했으며, 최근에는 기업용 IT 서비스 회사 서비스나우의 CEO로 활동한 인물로 스포츠, 패션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나이키는 2017년 D2C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강화 전략을 발표한 이후 많은 투자를 해왔다. 2018년 3월 고객 행동 분석과 개인화 마케팅 활동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데이터분석 회사인 조디악(Zodiac)을 인수했고, 4월에는 3D머신러닝을 활용하여 맞춤형 신발을 제작할 수 있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인버텍스(Invertex)를 인수했다. 그리고 내 발에 맞는 신발 사이즈를 찾아주는 ‘나이키 핏’ 앱 서비스가 개발됐다. 고객의 호응을 이끌기 위해서는 맞춤형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지난해에는 데이터과학 전문기업 셀렉트를 인수했다. 핵심전략인 D2C를 강화하고 디지털 환경에 맞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셀렉트는 지역별 수요를 예측 분석해 물류를 최적화할 수 있도록 돕는 클라우드 기반의 분석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나이키는 수요가 증가할수록 소비자들의 행동이나 패턴이 분석되며 이는 상품 및 유통 전략의 최적화를 갖추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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