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열] ‘미펠’ 展을 보고… 그들도 같은 고민을 한다

김성열 라피나토 대표

발행 2020년 0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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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열 라피나토 대표
김성열 라피나토 대표

 

세계 최대 규모의 핸드백 전시회인 미펠 행사가 지난달 16일부터 19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렸다.


나는 1988년부터 특수 피혁 무역을 시작해 현재는 일본, 한국 핸드백 프로모션과 자체 핸드백 브랜드 ‘라피나토’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유럽의 트렌드와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이번 전시를 방문했다. 평생교육원에서 핸드백 제작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어 여러모로 이번 참관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현지 부스를 둘러보며 느낀 점은 지속가능 소재가 이제 일부가 아닌 전부가 됐다는 점이었다. 천연소재부터 리사이클, 고기능성 소재까지 너무도 다채롭게 적용됐다.


“지속가능 소재를 사용하면 촌스러워 보인다”는 선입견도 사라졌다. 가죽 제품에서나 볼 수 있었던 클래식부터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까지 표현해 냈다. 소재로 인한 디자인의 제약은 사라진 듯했다. 일례로 특수 우레탄을 적용한 비프레임은 초경량에 내구성, 디자인력까지 모두 갖추고 있었다.


전시회장을 화분과 나무로 가득 채우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종이 네임택을 사용하는 등 많은 노력도 돋보였다.


포럼의 주요 섹션도 모두 지속가능 이슈가 담겼다.


미펠은 이제 지속가능을 흉내만 내는게 아닌 진정한 지속가능 전시회로 거듭난 것처럼 보였다.


전반적으로 디자인, 소재, 전시회 내용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하지만 몇 가지 해결점도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선 핵심 구매층이자 이탈리아 핸드백 산업을 이끌어갈 MZ 세대와의 연결고리가 여전히 약하다는 점이다. 이들을 위한 본질적인 세일즈 전략과 인적 지속가능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해 보인다.


세미나와 포럼장에서도 이와 관련한 쟁점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


이탈리아 핸드백 브랜드의 판매처가 상당히 편중돼 있다는 의견을 전문가들은 내놓았는데, 특히 MZ세대의 주 구매채널인 이커머스 판매를 너무 등한시한다는 지적이 잇달아 제기됐다. 정통 핸드백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온라인 플랫폼과 협업을 시도해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상품을 만들어 내는 장인들과 트렌드를 빨리 캐치할 수 있는 신진 디자이너들의 상호 작용도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현장에서 제기된 이야기 중 가장 나의 뇌리에 남은 이슈는 이탈리아 청년들이 이탈리아 패션을 배우려고 하지 않는 문제에 대한 논의였다. 패션의 나라, 가죽 패션의 본거지로 불리는 이탈리아 역시 우리와 같은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이 생경하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세대가 단절되면서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가 재정난에 빠지고 해외 기업들에 팔려나고 있다는 성토였다.


현장에 모인 사람들은 젊은 세대에게 이탈리아 피혁 패션에 대한 비전을 심어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젊은 층이 흥미를 느끼고 가업을 이어야 산업이 지속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비교적 역사가 짧은 국내 패션 업계는 젊은이들에게 어떤 비전을 보여줘야 할까. 미펠은 많은 배움과 발견을 주는 동시에 고민도 덤으로 얹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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