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창] 소비자 불신만 키우는 명품 플랫폼 업계의 과열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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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보 기자 |
[어패럴뉴스 전종보 기자] 유니클로가 또 다시 많은 비난을 사고 있다. 최근 공개한 광고 속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는 자막을 놓고, 우리나라의 반일감정과 위안부 문제를 비꼰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실제 대사와 달리 ‘80년’이라는 자막을 국내 광고에만 사용한데다, 이번 일을 가볍게 여기는 듯한 에프알엘코리아 직원의 태도가 공중파 뉴스를 통해 보도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졌다.
유니클로의 국내 전개사 에프알엘코리아 측이 “나이 차를 부각하기 위한 것”이라며 즉각 해명에 나섰지만, 비난 여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의도가 있고 없음을 떠나 잠잠해지던 불길에 스스로 다시 불을 지핀 셈이 됐다.
한일관계가 회복돼 불매운동이 완화되기만을 기다렸던 타 브랜드들은 한참 조심해야할 시기에 불필요한 논란을 빚은 유니클로를 원망하는 분위기다.
종전까지 불매운동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던 이들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지난 4개월여 동안 지속되고 있는 불매운동이 일본 정부의 보복성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반감에서 시작됐다면, 이번 일은 오해의 소지가 있게끔 본래 대사와 다르게 자막을 만들고 안일하게 후속 처리를 한 에프알엘코리아 측에게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 사후 대응에서 보여진 유니클로의 태도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한국인의 정서를 배려하지 않는 오만함으로 각인됐다.
기자의 눈에는 ‘무지함’으로 보였는데, 매출 7%를 차지하는 작지 않은 시장에 대한 이해가 그토록 부족하고, 그나마 영리하게 대처도 하지 못한다는 점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유니클로 불매운동은 단순히 1개 브랜드를 불매하는 운동이 아니다. 지난 4개월간의 불매운동 기간 동안 유니클로를 비롯한 여러 일본 브랜드와 함께, 대다수 국내 브랜드 또한 타격을 입었다. 주된 원인으로 볼 수 없다 해도, 날씨, 경기 침체와 더불어 불매운동이 매출 감소에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하다. 굵직한 제도권 브랜드는 물론이며, 일부 소규모 온라인 브랜드는 존폐여부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브랜드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니클로 매출 감소로 원단, 생산, 물류, 유통 등 유니클로의 여러 협력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한국인이 설립해 운영하는 한국 기업들까지 의도치 않게 불매운동 영향을 받게 됐다. 불매운동에 대한 우려 역시 유니클로보다는 유니클로로 인해 피해를 볼 수십, 수백 개의 크고 작은 협력업체들에 대한 우려였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번 논란은 에프알엘코리아의 책임이 크다. 논란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지만, 불매운동이 재 점화돼 브랜드와 협력업체들이 추가 피해를 입는다면 에프알엘코리아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번 일을 통해 수천 명의 임직원과 수많은 협력업체를 보유한 대기업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그에 걸맞는 태도와 행보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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