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삼] 온라인 명품 플랫폼의 수익화가 쉽지 않은 이유
최낙삼의 '포스트 리테일'
최낙삼의 '포스트 리테일'
출처=인터파크 투어 |
최근 인터파크 투어가 ‘MBTI 유형별 여행’ 기획전을 오픈했다. MZ세대는 물론 5060까지도 한 번쯤은 해 봤을 16개 성격 유형인 MBTI를 기반으로 맞춤형 패키지를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MBTI를 기반으로 소비자들을 모으고 타겟팅하는 방식은 MZ세대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쇼핑몰과 편의점, 패션 브랜드들 사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MZ세대들에게 MBTI는 취향을 묻는 대표적인 키워드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21>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돌발사태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낸다기보다, 강해지는 트렌드는 더욱 강하게, 약해지는 트렌드는 더욱 약하게 만든다”며 “바이러스가 바꾼 것은 트렌드의 방향이 아니라 속도”라고 했다.
실로 2000년대 IT 기술의 발달이 가속화되면서 온라인으로의 전환, 서비스의 개인화, 다양한 분야에서의 부익부빈익빈에 코로나 바이러스는 속도를 가속했다.
그러나 더해진 속도는 직진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이 경험했던 것, 우리의 가까운 세대들이 지나왔던 것, 우리가 스피드를 즐기느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로 우리의 생각과 관심을 돌려 놓았다. 예를 들면 건강, 자존감, 가족, 주변, 환경, 사소한 행복같은 것들이다.
2021년을 지나며 세계 각국은 저마다 정도는 다르지만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고 단계적인 일상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바이러스는 어떤 의미일까.
계속되는 바이러스들은 우리를 취향으로 묶인 새로운 ‘부족사회(部族社會)’로 이끄는 듯하다. 두 번째 부족사회이며 더 은밀해지고 강한 결속력을 지닌 끼리끼리 문화의 귀환이다. 첫 번째 부족사회가 혈통(血統)을 근간으로 한 명의 수용된 지도자 아래 특정 지역에서 함께 생활하며 살았다면, 두 번째 부족사회는 공유하는 하나의 취향(趣向) 아래 각자 위치한 개별지역에서 살지만 하나의 온라인 공간에서 커뮤니티를 이루고 취향을 집단화하며 생활한다.
대량생산을 하던 시대가 지났다. 불변의 진리인 것처럼 전 세계 석학들을 통해 우리가 배웠고 우리에게 익숙한, 더 많이 팔기 위한 저가생산, 모두에게 팔기 위한 대량생산, 아무것이나 고를 수 있게 한 특징 없는 평균의 상품들, 기계에 들어가기 좋게 빨리 길러진 생물들로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은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
고객들은 저마다의 취향을 내세우며 취향에 맞는 체험, 취향을 만족시키는 경험을 요구하고 그런 취향의 사람들과 온라인상에서 수시로 모여 얘기하고 사진과 경험을 나누며 자신들의 취향을 퍼뜨리고 휘날린다.
공급자가 해야 하는 일은 같지 않게 만들고, 빨리 대안을 제시하고, 바로 시도해 보고, 귀 기울여 얘기를 듣고, 취향과 요구를 할 수 있는 대로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그 누가 민초단이 이렇게 큰 집단이 되어 민초소주, 민초카츠, 민트초콜릿과 초코파이는 물론 민초호빵까지 만들게 할 줄 알았으며, 리셀러들이 이렇게 큰 또 하나의 시장을 만들 줄 예상이나 했는가.
상품을 팔려고 하지 말고 어떤 취향을 타겟할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취향에 맞는 커뮤니티가 있다면 그 안으로 들어가 그들과 소통하며 그들로 하여금 우리 상품을 믿을 수 있게 하고 상품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 그들이 자원해서 상품의 스토리를 만들어주고 자신들의 취향을 더해 퍼뜨리고 휘날려 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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