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EU 자유무역협정 “호재보다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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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수출하는 국내 업체 호재
의류는 중국 소싱 의존도 높아
[어패럴뉴스 조은혜 기자] 베트남-EU 무역협정(이하 EV FTA)이 오는 8월 1일 발효를 앞두고 있다.
EU는 발효와 동시에 EU로 수출되는 베트남 물품 70.3%의 관세를 없애기로 했으며, 7년 뒤에는 99.7%를 무관세로 수입한다. 베트남은 EU 상품 64.5%에 대한 관세를 즉시 철폐하고 7년 안에 97.1%에 매긴 관세도 없앤다.
일부 베트남 품목의 경우 EU 수출시 GSP 특혜세율 적용을 받고 있는데, FTA가 발효되면 현재 적용중인 GSP는 7년의 유예기간을 갖는다. 유예기간 동안 GSP와 FTA 세율 중 혜택이 더 큰 세율을 선택할 수 있다.
GSP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의 수출 확대와 공업화 촉진을 위해 개발도상국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대해 낮은 세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관세 상의 특혜제도다.
출처: Vietnam Investment Review |
세계은행은 EV FTA로 베트남이 오는 2030년까지 12%의 수출 증가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베트남에 진출해 EU에 수출 중인 우리 기업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삼성전자 등 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 군의 경우 관세철폐와 신속한 통관 절차로 보다 활발한 유럽 공략이 기대된다. 의류는 어떨까.
EV FTA는 한국산(한-EU FTA 원산지 인증 기준) 직물을 사용해 베트남에서 의류를 생산하는 경우 베트남 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산 직물이 베트남 내에서 불충분한 작업 및 가공 이상의 공정을 거쳐 제조되는 경우에 한해 특혜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관세청은 국내 섬유수출기업이 인증수출자 취득 시 특혜관세 요건에 충족됨에 따라 EV FTA상의 원산지 누적기준을 적극 활용해 수출을 늘리도록 돕는다. 수출기업 대상 절차 안내에 나서고 심사기간도 기존 20일에서 10일로 대폭 단축하는 등 신속한 인증을 지원한다.
그러나 의류 관련 업종 진출기업들의 기대감은 높지 않다. 중국 직물을 주로 사용하고 국내 직물생산 기반이 약화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D텍스타일 업체 팀장은 “우리 업종의 경우 유럽마켓은 오더나 샘플 요청이 스톱 상태다. 인도, 터키 쪽도 마찬가지로 움직임이 없다고 한다. 팬데믹 때문에도 수요를 기대하기 쉽지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트남 내 의류 수출 생산오더의 경우도 95% 이상이 미주 오더이고, 유럽 오더가 있어도 자라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수량이 매우 낮다. 또, 국내업체가 유럽 수요를 뚫기도, 꾸준한 성과를 내기도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주나 일본과 달리 유럽 바이어들은 현지인이 운영하는 로컬 업체를 통해 생산하는 것을 선호하고, 거래를 장기적으로 이어가기보다는 단타로 치고 빠지는 성향이 두드러지는 편이라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
베트남 기반 생산업체 D사 대표는 “FTA 발효 계기로 유럽 오더가 더 늘수는 있겠지만 그동안 인도에서 많이 해왔고, 동남아는 베트남보다 방글라데시, 미얀마 쪽에서 더 활발히 움직여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며, “베트남 현지 기업에 투자해 증권 등 금융 쪽으로 이익을 기대하는 것이면 모를까 가먼트 쪽은 의미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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