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플랫폼, 제로 수수료 철회...“정상 수익 구조 전환”

발행 2022년 12월 05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사진=게티이미지

 

그동안은 선점에 주력, 투자 유치로 적자 메꿔

올들어 투자 시장 냉각, 온라인 성장률도 둔화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최근 패션 앱 ‘에이블리’가 수수료 인상을 단행하자, 셀러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에이블리’는 이달부터 기존 서버&서비스 통합 이용료 월 4만9,000원 정액제를 폐지하고 월 3% 정률제의 수수료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업계 최초의 제로 수수료 정책을 철회한 셈이다.

 

지난달 수수료 개편 발표 후 시작된 반대 서명에는 수일 만에 800여 명의 셀러들이 참여했고, 조만간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제소하기로 했다. 플랫폼 수수료 인상에 따른 집단 행동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에이블리’ 측은 “현재 동 업계 수수료는 5.5%에서 9.9%까지 차등 적용하거나 평균 10%대에 형성돼 있다. ‘에이블리’의 수수료는 인상 이후에도 업계 최저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명품, 리셀 등 신생 플랫폼 수수료 줄줄이 인상

 

‘에이블리’ 뿐만이 아니다. 리셀, 패션 앱, 명품 플랫폼 등 신생 플랫폼 업체들은 그동안 제로에 가까운 수수료를 유지하며 선점 경쟁을 벌여오다, 수익 구조가 악화되며 적자에 허덕이는 처지가 됐다.

 

국내 플랫폼 업계 수수료는 무신사 등 패션 전문몰이 30% 중후반대, LF몰 등 대기업의 전문몰이 20% 중후반대, 패션플러스, 하프클럽 등 중가 패션 종합몰이 10%대 수준을, 오픈마켓 내 패션 의류 카테고리는 13~15% 수준이다.

 

반면 신생 플랫폼들은 제로 수수료 정책을 펼쳐 오다, 최근들어 이를 철회하거나, 수수료 인상, 각종 서비스 비용 인상 등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의 리셀 플랫폼 ‘크림’은 연초 1%에서 연중 3%, 연말 5%로 1년도 안 돼 4%의 수수료 인상을 단행했다. 배송비도 작년 12월 1,000원에서 현재 3,000원까지 올렸다. 또 무신사의 ‘솔드아웃’도 최근 창고 보관 구매 방식에 한해 수수료 1%를 부과하고 구매자 배송비도 얼마 전 2,0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했다.

 

이미 정상 수수료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글로벌 리셀 플랫폼 ‘스탁엑스’는 판매자의 판매량에 따라 8~10%를, 힌터의 ‘프로그’는 8%, ‘아웃오브스탁’도 8%의 수수료를 유지하고 있다.

 

패션 앱 플랫폼의 수수료도 대부분 10%를 넘어섰다. ‘브랜디’는 고정 수수료 13%로 운영중이며, 카카오의 ‘지그재그’는 PG 및 플랫폼 이용 수수료 일괄 5.5%를 적용하고 있다. 이들은 쿠폰 발행 시 일정 부분 셀러 부담이 발생하고, 서비스 이용료도 포함돼 있다.

 

투자 시장 위축에 적자 구조 개선 불가피

 

명품 플랫폼 업계도 스탠스가 달라지고 있다. ‘트렌비’는 중고 명품 거래에 지난 8월부터 판매 금액에 따라 7.9~11.9%의 수수료율을 책정했다. ‘발란’도 8% 수수료에 반송비를 별도로 책정하고 있다.

 

신생 플랫폼들의 수수료 개편은 사실상 불가피해 보인다.

 

플랫폼 경제의 특성상 초기 시장 점유율 확장이 가장 큰 관건이어서 그동안은 수수료 제로를 유지해왔지만, 올들어 시장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

 

고금리, 인플레이션으로 이들의 돈줄이 되어준 투자 시장이 얼어붙었고, 엔데믹에 따른 오프라인 소비의 증가로 온라인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실제 ‘에이블리’의 경우 영업 손실액이 2019년 123억, 2020년 383억에서 지난해 694억으로 매년 두 배씩 늘었다. ‘브랜디’는 지난해 480억 원, ‘지그재그’는 380억 원 규모의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

 

명품 플랫폼 발란, 트렌비도 적자를 기록했다. 트렌비는 지난해 330억원, 머스트잇은 100억 원, 발란 185억 원의 적자를 냈다. 무신사의 솔드아웃은 158억 원, 네이버의 ‘크림’도 595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그동안은 수백억에서 수천억 원의 투자 유치로 적자를 해결했지만 내년에는 이런 빅딜이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에이블리 관계자는 “수수료 인상은 지난 4년간 손해(연 평균 -4% 이상)를 감수하고 유지해온 매출 구조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진행하게 된 것이다. 수익 극대화가 아닌 실질 수수료 체제를 마련하고, 마이너스 구조의 정상화를 위한 조치다. 수익 구조 개선 후 보다 안정적인 서비스 환경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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