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 산업 사라지나...해외 명품, 유통 줄줄이 ‘퍼 프리’ 선언

발행 2020년 01월 13일

조은혜기자 , ceh@apparelnews.co.kr

2020년 2월부터 모피 사용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한 '프라다'

 

 

노르웨이 등 정부가 모피 금지령

국내외 동물권 보호 목소리 커져

국내 모피 매출 30~40% 하락

 

 

[어패럴뉴스 조은혜 기자] 지구상에서 모피 산업이 사라질까.

 

최근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성’이 화두로 떠오르고 동물복지에 대한 엄격한 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모피산업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들이 나온다.

 

영국, 오스트리아, 체코, 덴마크, 네델란드, 세계 2위 모피 생산국인 노르웨이까지 10개가 훌쩍 넘는 유럽 국가들이 모피 농업 금지령을 도입하고, 이 같은 분위기에 모피산업 중단을 논의 국가들 또한 늘고 있다.

 

패션업계도 구찌, 지미추, 톰포드 등 명품 등 글로벌 주요 브랜드들의 퍼 프리(Fur free) 선언, 런던패션위크의 모피 제작 의류 금지(2018년 9월)에 이어, 최근에는 유통사까지 적극적인 동참을 시작했다.

 

작년 11월 미국의 메이시스, 블루밍데일즈 백화점이 올해 말까지 모피 의류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결정, 퍼 프리를 택하지 않은 입점 브랜드까지 영향을 받게 됐다.

 

비건 패션(가죽, 모피, 울 등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만든 옷)이 아니면 발붙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모피업계는 국내외 다를 것 없이 먹구름이 짙다. 이러한 반 모피 분위기 속에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 스킨(원피) 가격 하락세 지속 등 통합적 요인들이 겹치며 최근 2~3년 두 자릿수 하락세가 뚜렷하다.

 

국내 시장은 성수기(10월~2월) 기준으로 지난 18/19시즌 대비 19/20시즌 매출이 이달 5일까지 기준으로 두 자릿수 빠진다. 백화점 브랜드 기준 30~40% 마이너스 신장률을 기록 중이며, 로드숍 중심 브랜드나 퍼(fur) 프로모션 업체들의 낙 폭은 이를 훨씬 넘어선다.

 

지난 시즌도 작년 1, 2월 성적이 크게 떨어지며 부침을 겪은 뒤라, 체감하는 어려움은 더 크다. 2월까지도 회복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모피제품협동조합 관계자는 “로드숍 브랜드들은 백화점보다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시장을 형성해왔는데 원피 가격 하락세로 백화점도 저렴한 기획을 많이 쏟아내 메리트가 없어진 것이 크다. 프로모션업체들도 대기업 발주가 크게 빠졌고 한창 리오더 될 시기인데 뜸한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해외시장도 다르지 않다. 오히려 반 모피 정서가 강해 국내보다 쉽지 않다.

 

국내 리딩 모피업체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한국시장이 그래도 나은 상황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터키, 그리스, 중국, 홍콩 등지에서 직접 오더(홀세일)를 받기 위해 국내를 찾는 발길도 늘 만큼 전 세계적으로 부침이 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옥션의 상황만 봐도 알 수 있다. 세계 4대 모피 옥션 중 ‘코펜하겐 퍼(Kopenhagen Fur)’와 ‘사가 퍼(Saga Furs)’ 두 곳만 남았다. ‘아메리칸레전드(ALC, American Legend Coperative)’에 이어, 작년 10월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최대 모피 경매사 ‘나파(NAFA, North American Fur Auction)’까지 가장 오랜 역사를 뒤로 하고 끝을 맺었다.

 

나파 소속 북미 농장들은 2개 옥션과 코펜하겐 퍼에 도매위탁을 하고 있는 2년 정도 된 미국 뉴욕의 신생 밍크 거래소 ‘AME(American Mink Exchange)’ 등에 흡수되고 일부는 문을 닫았다.

 

이에 ‘사가 퍼’, ‘코펜하겐 퍼’ 등 남아있는 2개 옥션은 마켓 유지를 위해 원피(스킨) 가격하락에 따른 수요조절, 인증된 농장 사육 스킨 제공 및 ‘지속가능’ 트렌드에 합당한 자연친화적 이미지 마케팅 등 안팎의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모피업계 종사자들은 반 모피 이슈가 크지만 영향은 있어도 산업 자체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2대 옥션 중 한 한국지부 관계자는 “잘못 알려진 것들에 대한 팩트를 알리고 강화된 동물복지프로그램을 갖춘 인증 받은 모피농장의 스킨 제공, 모피가 ‘지속가능 화두’에 더 합당한 측면들을 강조하고 있는데, 유럽 금지국가들과 달리 실제 이런 노력들을 믿고 찾는 비중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모피업계 관계자는 “인조모피는 썩지 않는 플라스틱을 입고 다니는 것이다. 전 세계적인 ‘플라스틱 OUT’ 운동과 반하는 일이고, 동물복지에도 맞지 않는다. 플라스틱으로 고통 받거나 죽기까지 하는 뉴스가 매일 쏟아져 나오지 않느냐”며, “반대 논리대로라면 모피뿐 아니라 인조모피까지 금해야하고, 먹기 위한 사육도 마찬가지”라며 제대로 인증된 사육농장까지 없애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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