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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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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이미영
 윤리적 패션은 왜 이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나 <下>
 경제의 세계화로 한 장의 옷이 만들어지는 여정은 대단히 복잡해 졌고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도 다양해 졌다. 정중하게 잘 만들어진 옷을 원한다면 디자인, 원단 및 부자재 생산, 옷 제조, 유통, 폐기라는 전체 가치사슬구조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저임금, 아동노동, 건강과 안전을 훼손하는 노동환경 등 패스트 패션의 공급망 전체에 걸쳐 불거지고 있는 노동인권 문제는 더 이상 새롭지 않은 이슈가 되었다.

옷을 둘러싼 잿빛 진실을 알게 될수록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희망은 있는가 라는 절규가 절로 나온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한 소비자, 기업, 정부의 노력으로 패션생태계의 변화 조짐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소위 밀레니얼 세대라 불리는 이들은 ‘글로벌’, ‘디지털’, ‘개성’, ‘공유’의 뚜렷한 성향을 갖고 있으며 SNS를 통한 사회참여에 능동적이고 기업의 윤리, 지속가능성에 민감하다.

의식 있는 소비자의 사회영향력이 커지면서 일부 글로벌 기업도 지속가능성을 기업의 단순한 CSR에서 제품의 가치사슬 전반에 퍼지는 계획 시스템의 핵심으로 재배치하고 있다. 그 결과, 매년 세계 패션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측정하는 펄스점수(pulse score)가 2017년 그 어느 해 보다 높게 상승했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정부의 노력도 주목할 만하다.

UN의 지속가능목표(SDGs) 달성을 위한 패션분야의 빈곤·환경 이니셔티브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고, EU의 라이프 프로그램(환경 및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는 SCAP(Sustainable Clothing Action Plan)은 자원 사용을 줄이고 의류의 지속 가능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정부와 산업계, 시민사회의 자발적 협약에 기초해 의류 생산의 모든 단계를 타깃으로 2012년 기준, 2020년까지 온실가스와 물사용량, 매립량의 15% 감소, 전체 의류 폐기물의 3.5% 감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놀랍게도 환경과 윤리를 고려하는 패션 소기업이 전체 패션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는다. 이는 정부의 강력한 환경정책과 가치있는 작은 기업을 키우려는 산업생태계 육성 정책 덕분이다. 독일의 경우, 중고의류의 4분의 3이 수집되어 그중 절반이 재사용되고 4분의 1이 재활용되고 있다.

뉴욕의 도심제조 활성화를 위한 패션 소기업 육성정책은 가장 성공한 공공정책으로 손꼽힌다. 도시브랜딩을 통해 쇠락해 가는 도심제조 기반을 부활시키려는 ‘메이드인 뉴욕’ 캠페인에는 연관 사업에 대한 통합적인 지원 정책이 작동하는데 봉제 산업 혁신을 위해 기업 당 3백만 달러의 지원이 이루어졌고 선셋파크에 현대화된 패션봉제허브를 조성하여 저렴한 임대료로 메뉴팩쳐 뿐만 아니라 소기업 브랜드와 유관 업체를 입주시키고 판매 공간을 제공할 계획에 있다.

캠페인의 결과로 뉴요커에게 18만5천 개의 새로운 일자리와 13조 원의 임금이 창출되었다. 2017년 ‘지속가능성과 윤리’를 주제로 한 메이드인뉴욕 캠페인에는 500만 달러가 사용되는데, 9개의 선정 브랜드에 대한 집중적인 홍보마케팅, 뉴욕패션위크 참가 지원이 이루어졌다.

2000년대 초반, 영국의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가 공정무역을 주제로 컬렉션을 열고 가죽과 모피를 배제한 브랜드를 출시할 때만 해도 패션계는 냉소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구찌, 조르지오 아르마니, 버버리가 퍼 프리(fur free)를 선언했고, 패스트 패션의 대표주자인 H&M도 동물의 털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런던패션위크’는 동물 모피로 만든 옷을 퇴출했고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내년부터 모피생산과 판매를 금지하기로 한다.

버버리는 더 이상 옷을 소각하지 않겠다고 천명했고, 리바이스를 비롯한 몇몇 굵직한 브랜드들은 물을 적게 쓰는 원단, 재활용 원단 등 에코 소재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경제의 세계화로 한 장의 옷이 만들어지는 여정은 대단히 복잡해 졌고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도 다양해 졌다. 정중하게 잘 만들어진 옷을 원한다면 디자인, 원단 및 부자재 생산, 옷 제조, 유통, 폐기라는 전체 가치사슬구조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단계마다 사회적, 환경적 영향을 줄이기 위한 개입이 정부, 시민사회, 산업계와의 협력 속에 이루어져야 한다.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디자인 기획, 환경영향을 줄인 소재와 부자재 사용, 노동권과 동물권 보호, 폐기물의 재활용이라는 선순환 체계를 만드는 데에 패션의 미래가 있고 우리 모두가 투자해야할 옷의 가치가 있다.
 
/한국윤리적 패션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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