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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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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 박선희 편집국장
 
‘임블리 사태’ 그 불편함의 본질에 대하여
 
임블리의 곰팡이가 핀 호박즙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만 하더라도 사태가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다.

호박즙 컴플레인에 대해 임블리 측의 대응은 분명 성숙하지 못했다. 처음엔 해당 고객을 ‘블랙컨슈머’로 몰아세웠고, 이후 사태가 커지자 전액 환불을, 그리고 다시 먹고 남은 것에 대한 환불로 입장을 바꿨다.

이후 임블리의 제품으로 피해를 봤다는 사람들의 안티 카페가 생겨나더니 사태는 점입가경으로 치달았다.

이염이 되는 옷, 굽이 틀어지는 구두, 화장품의 불량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더니 급기야 ‘명품 카피’라는 비난이 제기됐다.

업계를 오래 지켜봐 온 기자의 입장에서 가장 당황스러운 대목은 바로 ‘명품 카피’다. 비교적 온라인 브랜드의 제조, 유통 과정을 잘 아는 기자의 시각과 일반 소비자의 시각이 이토록 큰 괴리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5~6년 전 제도권 유통이 온라인 혹은 인플루언서 브랜드를 입점시키기 시작할 때 그들의 품질 문제는 누누이 거론되어 왔다. 시장 물건의 사입으로 운영되는 온라인 브랜드가 백화점 문턱을 넘어 ‘브랜드’로 입성할 때는 그만큼의 책임을 마땅히 인식해야 했다. 그 책임에서 유통 업체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문제는 시장 사입이라는 그 자체에 있지 않고, 적어도 퀄리티 콘트롤과 사후 서비스에 대한 시스템 정도는 강화했어야 했다.

임블리 측이 만들지도 않은, 시장에서 사입한 평균 3~4만 원짜리 옷에 ‘명품 카피’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은 어찌 보면 ‘블랙 코미디’같은 이야기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그 구조를 아는 사람의 관점이다. 


동대문 제품의 품질 한계에도 불구하고 임블리가 1,700억 원 규모로까지 성장한 데는 분명 여러 요인이 있었다.

현재 문제를 제기하는 소수의 고객 외에 다수의 소비자들은 ‘패스트 패션’으로, 그리고 ‘트렌드’로 임블리를 소비했을 것이다. 그들은 그 가격에 마땅히 예상되는 품질을 수용한 사람들이다.

패션 사업을 오래 해 온 한 대표는 기자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는 고객 컴플레인에 의한 본사 피해를 다 합쳐도 아주 미미하기 때문에, ‘고객은 무조건 옳다’고 주지시킨다고 했다. 설사 블랙컨슈머라 해도 요즘같은 SNS 시대에 그 영향을 고려하면 컴플레인을 해결해주는 편이 훨씬 비용을 아끼는 것이라는 얘기였다.

컴플레인의 수용 여부를 떠나 임블리 직원이 고객을 응대한 태도에서 드러난 비전문성도 문제였다. 매출 규모가 커지는 속도만큼 기업 내부는 성숙하지 못했음을 드러낸 대목이다.

임블리는 ‘임지현’이라는 사람이 곧 브랜드이자 상품으로써 성장했다.

그래서 지금 임블리에 대한 비판 내지 공격은 동경하던 연예인의 과오가 드러났을 때 그 동경이 하루아침에 ‘혐오’로 바뀌는 대중의 이중적인 민낯을 드러낸다. 인플루언서 커머스가 내포한 ‘하이 리스크’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사례이기도 하다.

인플루언서를 파는 업체도, 소비자들도 이러한 ‘거래의 방식’에 대해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소비자로서 비판하고 싶다면 경영관리의 과오, 경영자로서의 윤리에 대해서만 물으면 된다. 그 대상이 젊고 아름다운 여성이 아니라면 묻지 않았을 인신공격은 저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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