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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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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 오경천기자
 
아웃도어를 위기로 모는 ‘쏠림현상’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이 지난해 못 팔았던 롱 패딩점퍼를 초여름부터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롱 패딩점퍼 판매가 예상보다 한참을 못 미치면서 쌓여 있는 재고가 업체별로 상당해 역 시즌 마케팅을 통해 빠르게 소진하려는 움직임이다.

문제는 올해 기획한 신제품과 판매 시기가 맞물린다는 것이다. 몇몇 업체들이 작년 롱 패딩점퍼 재고를 빠르면 4월 말에서 5월 경 출시할 예정이다. 신제품 선판매가 통상 6~7월에 이뤄진다는 점을 반영해 한 발 빠르게 재고를 풀겠다는 것이다.

작년에는 재고가 없어 신제품과의 충돌이 없었지만 올해는 상당량의 재고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적지 않은 충돌이 예상된다. 특히 가격 경쟁이 우려된다.

이미 작년에도 5~6월부터 신제품을 대폭 할인해서 판매했고 올해는 그 이상의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제품 정상 판매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상품기획의 쏠림현상이 빚어낸 결과다. 아웃도어 업체들은 높은 인지도, 탄탄한 유통망과 자본력을 갖추고 있다. 때문에 타 업계에 비해 상당히 공격적인 물량 배팅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오버페이스가 문제다.

몇 해 전에도 그랬다. 2014년과 2015년 여름 ‘래쉬가드 열풍’이 불면서 아웃도어 업체들은 2016년 대량의 래쉬가드를 쏟아냈다. 브랜드 파워와 기능성에 대한 노하우를 내세워 카테고리 장악을 시도했다. 하지만 판매율은 기대 이하, 지나친 공급과잉의 결과였다. 결국 2017년 대부분 업체들이 래쉬가드 생산을 중단했다.

상품기획의 쏠림은 소비자 입장에서도 피로감이 크다. 다양한 개성과 취향의 젊은 층들에게 너도나도 특정 아이템만을 일 년 내내 푸시하다 보니 쉽게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피로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은 한 순간에 떠난다. 특히 요즘 10~20대들은 브랜드 충성도가 낮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지난 5~6년간 아웃도어 시장의 거품은 상당히 빠졌다. 거품이 빠진 상황에서 무리하게 외형 복구를 하려는 것보다는 재정비가 필요하다. 다시 한 번 브랜딩에 주력하고 시장의 안정화에 힘써야 한다. 또 아웃도어 본연의 기능성과 차별화된 상품 전략을 짜야 할 것이다.

‘파타고니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과 호감이 큰 이유 중 하나는 과하지 않다는 점이다. 상품기획이나 물량공급에서 절대 무리하지 않는다. 아무리 판매가 좋아도 적정량만 공급한다. 미국 본사도 무리한 성장은 지양하고 있다.

지난해 꾸준한 성장을 나타낸 ‘노스페이스’ 역시 올인 전략은 피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겨울 롱 패딩의 과잉 공급에도 불구하고 90%의 판매율을 기록한 ‘수퍼 에어다운’이나 레트로 열풍에 맞춰 선보여 품절을 기록한 ‘눕시’, 겨울용 방한부츠 ‘부띠’ 등이 대표적이다.

안정된 입지와 점유율은 단 시간에 이룰 수 없다. 당장의 점유율이야 생산, 가격으로 흔들어서 올릴 수 있겠지만 일시적인 전략일 뿐이라는 것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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