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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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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마당 - 최낙삼 좋은상품연구소 소장

잔인함 없는 패션이 온다
 
 
유튜브에 ‘모피’라는 검색어를 치면 제일 먼저 올라오는 첫 번째 동영상은 ‘모피의 비밀’이다. 30, 55, 27, 100이라는 숫자로 시작하는 이 동영상은 미국동물보호단체 IDA(IN Defense of Animals)의 자료를 빌어 토끼와 너구리, 친칠라로 각각의 코트 한 벌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동물의 숫자를 알린다. 잔학하게(Cruelty) 생을 마감하는 동물들을 목격한 소비자들의 시선은 매우 불편하다.

채식주의자를 뜻하는 ‘비건(Vegan)’ 열풍이 식품을 넘어 패션과 화장품 카테고리까지 번지며 ‘비건 패션(Vegan Fashion)’이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본래 ‘비건(Vegan)’이란 채식주의 중에서도 유제품과 달걀까지 먹지 않는 가장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뜻한다. 패션분야에서의 비건 패션은 생산과정에서 동물 학대를 수반하는 동물 가죽이나 털을 사용하지 않고 만든 ‘크루얼티프리(Cruelty-free, 동물성원료·실험이 배제된 제품)’ 원재료를 이용해 만든 옷을 소비하는 것을 뜻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명품과 글로벌 브랜드를 중심으로 비건 패션 열풍이 뜨겁다. 구찌는 2017년 10월 모피 제품 생산 중단을 선언했으며 샤넬, 비비안웨스트우드, 아르마니, 버버리, 베르사체, 보스 등의 명품 브랜드들이 ‘퍼 프리(Fur Free)’를 선언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많은 명품 브랜드의 컬렉션에는 이를 반영한 제품들로 채워지고 있다고 한다. 제한된 소비자들의 멋과 아름다움보다 더 많은 환경과 동물권을 보호함으로써 지속가능 패션으로의 전환을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아웃도어와 침구업계를 중심으로 의류와 베딩 제품의 충전재를 위한 RDS (Responsible Down Standard) 인증도 확대되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한 마리의 거위에서 나오는 깃털과 솜털은 최대 140g. 다운재킷(깃털과 솜털을 넣은 방한용 점퍼)을 만드는 데 주로 쓰이는 솜털은 이 중 10%에 불과하다. 우리가 입는 옷에는 15~25마리의 오리나 거위의 희생이 필요하다. 깃털을 채취하는 오리와 거위의 사육 및 도축부터 가공, 봉제 등 다운 제품에 대한 전 생산과정에서 안정성 및 동물 학대 여부를 확인하는 RDS 인증은 2015년 7개로 시작했지만  2018년에는 47개로 늘었다.

중국에서 값싼 모피가 수입되고 글로벌 시장에서 원피가격이 떨어지면서 패딩을 선호하던 20~30대 고객이 모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이런 변화를 이끄는 것은 변화된 소비자들이다. 이들은 의복을 만드는 과정에서 동물에게 가해지는 학대를 거부하는 것은 물론 이에 대한 개연성이 있는 소재가 사용된 제품도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다.

이들은 식물성 천연섬유나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옷을 찾으며 에코 퍼와 페이크 퍼 뿐 아니라 기술적 진보를 이룬 폴리에스테르, 아크릴에 관심이 높다. 관심은 곧 매출로 이어졌다. G마켓에 따르면 2017년 페이크퍼 상품은 전년 대비 24% 성장했고 거위털과 오리털의 대용으로 알려진 신소재 웰론 상품은 여성용 94%, 남성용이 45% 성장했다. 동대문 도매시장의 실유통 정보를 바탕으로 지난 F/W시즌 여성복 매스마켓의 판매 현황 데이터를 분석·발표한 빅데이터 업체인 와이즈패션에 따르면 동대문 여성복 마켓에서도 다양한 페이크 퍼 소재가 쓰였고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 테디베어 스타일을 포함한 코트의 판매수량은 페이크 퍼가 46%, 우븐 코트는 35%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았다.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동물을 소비하는 방법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모아지는 가운데 패션 업계 역시 크루얼티프리를 실천할 수 있는 의류와 뷰티 상품 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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