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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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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이재경의 패션법 이야기 <3>
 44조 패션산업, 제 기능하는 분쟁해결기구가 필요하다
 패션협회, 패션디자이너연합회 등 패션단체들의 적극적인 주도로 패션산업 내부 전문가들이 주로 활동하는 조정 제도를 조기 정착한다면, 궁극적으로 중재로까지 연결될 것이다.
 
우리는 바야흐로 분쟁의 시대에 살고 있다. 어느 산업, 어느 분야를 불문하고, 분쟁은 끊이지 않는다. 시장 규모가 커지고, 그 전개 양상이 다원화될수록 그 속의 분쟁은 더 다양하고 복잡한 형태로 발생하기 마련이다.

분쟁 자체의 발생은 사전에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분쟁의 사후적인 해결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은 사업자,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에서는 무척 중요하다. 패션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매년 성장하는 국내 패션시장의 규모는 2018년 기준으로 44조3,216억 원에 이른다. 패션산업은 1차 단계인 소재산업, 2차 단계의 제조업, 3차 단계의 도소매업이라는 대략적인 구조를 바탕으로 패션정보 제공, 홍보, 인력관리 등 보조 부문까지 포함하여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특징을 지닌다.

패션산업에서 우리가 그 동안 쉽게 목격했던 디자인이나 상표권 등 지적재산권 침해 분쟁만이 아니라, 대기업과 협력업체 사이의 공정거래분쟁, 소비자나 패션기업내 근로자 분쟁까지 등장한다.

그렇다면, 패션산업의 선진화 및 안정화 여부는 사전에 분쟁을 얼마나 많이 방지할 수 있느냐의 관건이 아니라,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분쟁의 해결 체제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갖추어졌느냐의 문제, 즉 산업의 예측가능성 및 그에 대한 위험관리 가능성으로 귀결된다.

우선, 전통적인 분쟁해결방식인 법원의 소송절차를 살펴보자. 패션산업의 대표적인 분쟁 형태인 패션디자인 분쟁을 법원의 소송절차를 통하여 해결하려는 경우, 소제기 시점으로부터 통상 1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패션처럼 트렌드에 민감하고, 상품 주기가 빠른 아이템들은 판결이 선고될 시기에는 이미 다른 유행이 도래하여 해당 제품의 상품가치가 매우 떨어져 효과적인 구제절차가 되지 못한다.

또 법원의 소송절차에서 디자인의 유사성 및 그로 인한 손해를 입증하기 위하여 여론조사 등 거액의 조사비용이 추가로 필요하므로 대부분 영세한 패션디자이너들은 물론 패션계의 대기업들조차 소송 제기를 꺼려하고 있다.

이와 같이, 기존 법원의 소송절차가 패션산업 분쟁에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이를 저비용과 고효율성으로 해결하는 대체적 분쟁해결제도(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 이하 ADR)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즉, 전문가 집단에 의하여 단심 절차로 신속, 저렴하게 종료하는 중재절차의 효율성을 주목해야 한다.

그리하여, 2016년부터 대한상사중재원에서 패션산업의 중재 활성화를 위하여 패션디자이너연합회와 제휴하여 세미나 및 각종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중재 제도에 대한 인식 부족 및 분쟁 해결에 대한 타성 등으로 인하여 그 동안 패션산업 당사자들이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 절차를 이용하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중재절차 및 중재판정이 강제성, 최종적 효력을 가진다는 점에서 분쟁 당사자들은 오히려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중재절차에 앞서 우선 조정 제도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소 폐쇄적으로까지 비춰질 수 있는 패션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법률전문가 등 제3자가 개입할 수밖에 없는 중재제도 이전에 패션산업 내부 전문가들의 개입 비중을 상당히 높여서 패션산업에서 자치적으로 해결할 필요성이 더 절실하다.

따라서 중재절차보다는 대한상사중재원이 후견 역할을 수행하는 가운데, 패션협회, 패션디자이너연합회 등 패션단체들의 적극적인 주도로 패션산업 내부 전문가들이 주로 활동하는 조정 제도를 조기 정착한다면, 궁극적으로 중재까지 연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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