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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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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유지온 ‘유시온’ 디자이너
 유지온의 ‘좌충우돌 창업 이야기’
 
창업전선에 뛰어들어 목표한 고지까지 오르려면, 나침반이 필요하다.

디자이너로, ‘유시온’을 런칭하고 운영하며 좌충우돌하고 좌고우면하며 조금씩 본궤도에 올라갔다. 만약 현재의 경험을 가지고 다시 창업을 한다면, 보다 올바른 길로 빠르게 갈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이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작은 나침반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대다수의 신진 디자이너들은 지원사업 프로그램을 활용해 브랜드를 운영한다. 초창기엔 더욱 그렇고, 3년차 이상의 데스밸리에서도, 손익분기점을 넘긴 중장기에도 산학연과의 지원과 교류는 사업 영위에 있어 필수다.

현재는 기존산업의 성장 둔화와 새로운 산업의 빠른 유입이 뒤엉켜 있는 시대다. 이런 상황에서 창업, 그 중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로서 사업을 영위하는 것은 미로 속에 있는 듯해 마음 한 켠이 늘 불안하다.

이렇게 준비 안 된 창업 이후 불안감에 실 한 가닥이라도 건지자는 심정으로 수많은 세미나와 특강을 열심히 쫓아다녔다. 물론 도움은 많이 되었지만, 컬렉션을 지향하는 디자이너 브랜드와는 다소 거리가 먼 곳에서 헛발만 디디고 다니는 꼴이었다.
이제는 지원사업의 당락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감을 찾았고, 이런 사업으로 도움을 받으면서 동료와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해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사업을 하면서 늘 멘토가 절실하다고 느꼈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그들 또한 힘들게 얻은 정보와 경험을 친분 없는 나에게 줄 리 만무했고, 나는 나보다 2년차 정도 앞서 있는 디자이너들의 조언이 절실했다. 철저한 준비가 부족했던 반복되는 수주회, 메인 생산처 앞에서 소심해지는 마음, 옷을 보내고도 못 돌려받았던 업체와의 마찰 등 예상 못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래도 변치 않은 마음과 태도가 있었다. 우선 묵묵히 본질에 집중했다. 나만의 컬렉션에 집중하고 고객들에게 나만의 정서적 감성을 선물하자는 다짐이었다. 컬렉션의 완성도와 퀄리티가 올라가면서 여러 지원 사업에도 선정되고, 여러 곳에서 불러주는 일들도 더러 생겨났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브랜드가 자리 잡히고 있는 것을 느꼈다.

소비자, 여러 산학연 기관의 도움으로 보다 좋은 조건에서 시즌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고 선정되었던 신진디자이너 지원 프로그램의 내용과 심사 받을 때 준비해야 할 사항 등에 대해서 세미나 특강 때 예비 창업자 분들, 동료 디자이너 분들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또 하나 지속가능성은 이 시대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놓쳐서는 안 될 명제다. 패션잡화 분야에서는 이를 전면으로 내세운 브랜드들이 선한 영향력을 보여주면서 성장하고 있다. 우리 브랜드는 소재 선별부터 제작까지 여러 단계에 걸쳐 윤리적 이슈에 대해서 곰곰이 검토하고 생각한다. 디자이너 본인이 테일러가 가능하기 때문에 패턴과 봉제 수업을 수강할 때 여러 재능있는 청년들에게 일감을 주는 식으로 그들과 상생하려고 한다.

우리나라의 봉제 기술은 그야말로 세계 톱 수준이다. 이를 윗세대에서 우리 세대로 제대로 넘겨받기 위해서는 도제 시스템 안에 갇혀 있는 그들에게 일감을 주어야 한다. 나 역시 컬렉션의 한 부분으로 구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명품니트 사업에 선발되면서 소재연구원과의 협업을 통한 친환경 소재도 공동 제작하고 있다.  

지난 히스토리를 따라가 보니, 나의 창업기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듯하다. 나만의 독자적인 컬렉션을 지키면서, 세상이 열어준 길 위에서 지속가능한 방식을 찾고 실행해 온 여정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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