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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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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 조은혜기자
 
기관들의 각종 지원 사업, 돈을 쓰고도 결과가 없는 이유
 
지난달 한 기관의 창업지원 심사에 참여했을 때 일이다.

입주 사무실을 지원받을 최종 팀을 선정하는 자리였는데, 예상시간의 배를 훌쩍 넘겨서야 심사가 종료 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뽑고 싶은’이 아닌 ‘뽑기 위한’ 자리였다고 해야 맞는 것 같다.

특정 테마를 기준으로 대상을 모집했지만 그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 브랜드 사업의 유관성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지원자가 대부분이었다.

사전 제출된 자료(브랜드 소개, 사업계획 등)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풀어내려는 구상인지, 차별화 포인트가 무엇인지 도통 가늠이 어려웠고, 자연히 질의응답 시간이 늘어졌다. 투자한 시간만큼 명쾌한 답을 듣지 못했고, 그저 지원 받기위해 억지로 끼워 맞추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함께 참석한 심사위원들도 당황스러워 하긴 마찬가지였고, 선정은 해야 하니 그 중 나은 팀을 협의한 후 통과기준에 맞춰 점수를 매기는 상황이 벌어졌다. 협의가 없었다면 모두 기준 점수에 미달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어서다.

선정 팀도 탈락 팀도 후한 점수를 받는 훈훈한(?) 결과가 나왔다.

한 심사위원은 “무료로 사무실을 지원해주겠다는데도 0점을 주고 싶을 정도의 지원자들이 있어서 놀랍다”고 평했다.

그런데 이런 결과는 지원자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심사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이 온 것이 해당 일을 나흘 앞둔 시점이었다. 심사위원 수가 부족해 별도로 급히 부탁했을 거라는 예측과 달리, 모든 심사위원이 마찬가지였다.

이유를 묻자 기관측은 “이전에 선정됐던 입주자가 이탈하며 일부 공실이 생겼고, 어떻게 할지 내부 고민이 길어져 결정이 늦어졌다”고 했다. 지원자들의 준비가 전반적으로 유난히 미흡했던 책임의 맨 처음에 기관측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기관)와 지자체, 협단체 등은 매년 신예들을 대상으로 한 창작활동 지원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펴고 있다.

지원 심사를 통과한 대상자들에게 창작스튜디오(입주 사무실)를 무상제공하거나 해외 전시회와 트레이드쇼 경비 지원 및 해외유명 편집숍이나 쇼룸 입점 기회 등을 제공한다.

앞서 언급한 사례가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지자체의 지원 심사에 참여할 때나 작년 하반기 해외박람회 취재현장에서도 지원 프로그램 운영과 예산집행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사례를 심심찮게 접한다.

심사하나마나한 결론이 이미 나와 있는 형식상 심사이거나, 지원 대상자 선정에 최소한의 준비기간도 주어지지 않아 참가자들이 제 컨디션을 보여주기 어려운 경우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전시회 등 시기가 이미 정해진 지원 사업들은 그럴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말이다.

시간과 예산(세금), 인력 등 사회자원의 낭비를 최소화하는 효율적인 운영 노력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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