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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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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 성혜원기자
 
온라인도 이젠 자본 싸움, ‘창작성’은 이대로 사라지나
 
얼마 전 한 온라인 캐주얼 업체 대표를 만났다.

10년간 온라인 캐주얼 브랜드를 운영 중인 그는 최근 시장이 크게 퇴색된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개성 넘치는 국내 스트리트 브랜드는 패션 시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를 만들어냈고 이들의 주무대인 무신사, W컨셉 등 온라인 플랫폼들도 매년 고성장을 거듭 하고 있다. 젊은 층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교감할 수 있는 대표 채널로 자리매김 중이다.

그런데 이 시장이 왜 커졌는지 다시 한 번 되짚어봐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온라인 시장은 수천 명의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각자 개성 있는 상품들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생겨났다. 7~8년 전 홍대와 가로수길 골목에 아기자기하고 특색 있는 숍들처럼 말이다.

하지만 제조, 금융, 유통 등의 산업이 변화하고 전자상거래가 발전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이 일어나다보니 결국 온라인 시장도 자본 싸움에 돌입했다. 디자인보다 소싱에 대한 경쟁으로 바뀐 것이다.

그러면서 국내 생산 공장들도 물량 중심으로 오더를 받게 됐고 소량 오더는 외면하기 시작했다. 소량 생산만 가능한 영세 업체들은 공장에게 싫은 소리를 들어가며 겨우 한 시즌을 만드는 꼴이다. 

이로 인해 물량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게 되고 오프라인, 홀세일 진출을 고려하는 브랜드도 많아졌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으로 진출한 브랜드도 많다. 하지만 직접 나가보니 대중성이 필요했고 결국 가장 큰 무기였던 개성을 잃게 됐다. 

심지어 자본력을 갖춘 온라인 브랜드들은 싸게 많이 팔고 보자는 식의 원플러스원 행사로 고객몰이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재고라는 짐 때문에 원플러스원이 연례 행사가 되어버린 백화점 캐주얼의 현상이 온라인까지 옮겨질까 우려된다. 오로지 개성으로 승부했던 온라인 브랜드들의 무기가 이제는 가격으로 옮겨진 것 같아 안타깝다. 


지금 가로수길 매장은 대형 매장들의 플래그십스토어로 채워져 있다. 자본이 창작을 무너지게 한 것이다. 대기업의 대형 매장들로 인해 소상공인들은 설 자리를 잃었고 가로수길의 아기자기한 색깔도 사라졌다.

이 시장을 주도한 무신사, W컨셉은 지금 가로수길의 과거와 현재 사이 그 중간에 있다. 물론 플랫폼의 성장도 그들 입장에서 중요하다. 그런데 어떻게 성장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고민해 봐야할 때다.

까다로운 검증 절차는 아니더라도 주먹구구식의 입점을 지양하고 어느 정도의 기준점을 둬야한다. 검증되지 않은 브랜드들은 플랫폼의 정체성은 물론 시장 전체의 물을 흐리는 요인이 된다.

과거의 가로수길이 소비자들을 매료시켰듯 이들이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원동력을 고민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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