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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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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패션위크’
아시아의 별을 향해 가자



2년 전 이탈리아 소재 전시회 ‘밀라노우니카’ 취재 차 현지를 방문했을 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비행기 트랩을 빠져 나오자 공항에서부터 호텔에 이르는 곳곳에 ‘밀라노우니카’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다.
밀라노 곳곳의 박물관과 전시관에서 ‘우니카’ 기자증은 일종의 ‘프리패스권’이었다. 프레스 패찰을 목에 걸고 있으면 공짜로 입장하거나 반값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소재 전시회가 이 정도인데 밀라노 패션위크나 파리 패션위크는 어떨까. 패션과 동의어로 여겨지는 이 도시들은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다. 단순히 분위기를 띄우는 장치의 나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시를 이루는 모든 요소들이 패션위크에 맞추어 유기적으로 작동한다.
이 기간 이 도시들은 패션만 파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소유한 유산과 문화까지도 판다. 당연한 일이다. 그 나라가 멋져야 그 나라가 파는 옷도 계속 멋져 보일 수 있는 것이다.
패션이 국민 총생산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배경의 영향도 있겠지만 한 마디로 느껴지는 점은 “뭘 좀 안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도시 전체가 움직이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싸매며 언쟁과 설득, 협의의 과정을 거쳐 왔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올 가을 ‘헤라서울패션위크’가 한 주간의 일정으로 막을 내렸다.
행사 이후 평가들을 정리하며 문득 패션위크 한 달 전 쯤 행사를 주최하는 서울디자인재단 측으로부터 문의를 받았던 일이 떠올랐다. 문의 내용의 핵심은 서울시가 패션위크 행사 기간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가 될 수 있도록 홍보할 것을 주문했는데, 어떤 방법이 있겠냐는 것이었다.
단순하게 보자면 더 널리 알리고, 더 많이 표를 내기 위해서는 더 큰 돈을 들여 홍보 활동을 벌이면 된다. 하지만 서울시는 주문과 달리 패션위크에 대한 예산을 줄여 왔다. 더 큰 문제는 ‘돈’에 있지 않다. 서울패션위크에 대한 고민을 서울시 산하의 디자인재단 직원 몇몇이 하는 차원으로는 결코 밀라노, 파리 같은 행사로 키워 낼 수가 없다.
기자는 문의해 온 직원에게 서울시 부처들이 서울패션위크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어떤 공조가 이루어지는지 물었는데, 아무런 대답도 들을 수가 없었다.
밀라노, 파리처럼 도시 전체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도시를 이루는 이해 당사자들의 공감을 끌어내야 한다. 백화점, 쇼핑몰과 같은 유통업체, 호텔 등의 숙박업체, 여행 업체 등 개별 기업들은 물론이고 문화재, 교통 관련 부처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만 가능한 일이다.
서울시 각 부처가 공조를 요구하고 움직인다면 유통이나 숙박 업체들도 모른 척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그러한 과정을 거쳐 패션위크 행사가 도시 전체에 ‘이익’이 되어 돌아온다는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패션위크를 방문한 유럽의 한 바이어는 “서울의 패션은 이제 적어도 아시아에서는 ‘톱’”이라고 했다. 이 기회를 날려 버릴 것인가, 정말 ‘톱’이 될 것인가를 준엄하게 물어야 할 때다.
밀라노와 파리 패션위크의 명성 뒤 수많은 이들의 치열한 시간이 우리에게 지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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