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접 기획 늘리겠다는 패션업계, 생산 고민 깊어

최저임금·원자재 값 상승에 국내 생산 기반 더 위축

발행 2017년 12월 15일

조은혜기자 , ceh@apparelnews.co.kr

국내 생산 업체들의 경영 환경 악화로 패션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국내 생산 여건이 더 위축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봉제 근로자들의 노령화, 젊은 층의 기피로 가뜩이나 어려웠던 생산업체들이 해외로 이전하거나 문을 닫는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패션업체는 불확실성이 커지며 떨어지는 적중률로 재고부담이 커져 근접기획 및 반응생산(스팟, 리오더 등) 비중을 늘려가는 중이다. 그만큼 국내 생산 처 확보가 중요해졌는데,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공임비 인상이 불가피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자재 가격의 가파른 상승이 이어지고 있어 공임비까지 증가하면 근접기획·반응생산 확대가 쉽지 않고, 가성비 향상이라는 숙제를 풀기도 쉽지 않다.

한 여성복 업체 생산부장은 “시장 흐름과 트렌드가 너무 빠르게 변해 반응생산 비중을 늘려가야 하지만 기지국 안착이 제대로 안 돼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아 그때그때 공장을 찾아 움직여야 한다. 생산 환경이 더 나빠지면 비용도 커지고 품질도 나빠지는 악순환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성복은 물론이고 남성복 업계 역시 가장 이상적인 생산 구조는 국내 반응생산과 해외 선기획 생산의 균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해외보다 잡음이 적고 직접 가서 볼 수 있기 때문에 공임비를 1~2천 원 더 지불해서라도 국내에서 생산하려는 수요가 분명히 있지만, 라인 작업이 가능한 공장은 지역 일부에 몇 개만 남아있을 뿐 200~300장의 소규모 생산이 가능한 공장이 대부분이다. 인건비 상승은 차치하더라도 기본적으로 500~1000장 수량을 생산해내기 쉽지 않은 구조다.

중국 생산도 여의치 않은 건 마찬가지다. 중국은 생산처로서의 메리트가 거의 사라졌고, 북한에서 생산해 중국을 경유해 완제품을 공급받던 채널도 막혔다. 중국이 대북 제재의 일환으로 북한에서 생산되는 모든 완제품의 반입을 전면 금지한 탓이다.

중국 업체를 통해 저렴하게 생산했던 평양도 막히면서 북한에 하청을 많이 주던 단동지역까지 그 여파가 미쳐 그 수요가 주변지역으로 몰리며 대련의 경우 1.5배의 공임을 줘도 생산이 쉽지 않은 실정이라는 것.

결국 업계는 제3국으로의 이전뿐이라는 결론이다.

엔씨에프의 ‘나이스크랍’ 총괄 정상현 상무는 “결국은 다른 부분에서 절감을 해야 하는데 당장은 해외 생산 비중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근접이나 반응생산뿐 아니라 선 기획 비중을 10% 늘리고 작업지시서 확정시기를 당겨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선 기획 품평을 마쳤고 다음 달 진행을 목표로 협력업체들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비용절감을 위해 현재 해외생산의 10%를 차지하는 베트남 비중도 늘려갈 계획이다.

의류제작전문업체 우진에프앤씨 박수진 대표는 “국내 생산처가 확대되긴 어렵고 근거리는 중국밖에 없는 환경에서 할 수 있는 대안은 365일 돌릴 수 있는 소규모 라인의 중국 공장들을 개발해나가는 것뿐”이라며 “중국도 인건비가 오르고 있기 때문에 3개 라인이면 2개 라인만 정상 가동하는 등의 협의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다만 중국 상황에 기준을 두고 잘 파악해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성수기가 국내보다 두 달 늦는데, 이 기간이 겹치면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빼빼로데이 등 물동량이 집중되는 시기나 인력이 모이지 않는 9, 10월 농번기 등도 마찬가지다. 더 비싼 공임에 현금결제를 하는 중국 내수 물량을 우선하는 경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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