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패션 甲富 - 그 千의 얼굴들 - 제 13화-베르나르 아르노 LVMH그룹 회장 겸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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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7년 03월 24일
장병창 객원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미국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를 꼽는다면 마크 제이콥스는 서슴없이 랄프 로렌이라고 말한다.
랄프 로렌은 최초로 CFDA(미국 패션 디자이너 협회)상을 4회나 수상했다. 최근 멜라니 트럼프를 비롯 미국 대통령 영부인들의 취임식 드레스를 디자인하는 영광도 누렸다. 베이징, 리우 올림픽 등에 출전한 미국 대표팀의 유니폼 제작도 그의 몫이었다.
그를 거쳐 간 유명 디자이너 중에는 사이먼 스퍼, 존 바바토스, 베라 왕, 토드 스나이더, 토리버치, 팀 코펜, 톰 브라운, 마이클 배스틴 등 기라성 같은 인재들이 있다.
‘웨이 포워드 플랜’으로
프레피 룩 한계 정면 돌파 시도
스테판 라슨 CEO 퇴진으로
후계자 구도에 관심 쏠려
폴로 플레이어 엠블럼이 한창 유행을 타던 시절, 미국에는 미국 폴로협회(USA Polo Association)가 있지만 이 협회는 ‘폴로’, 혹은 ‘폴로플레이어’라는 단어를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
상표권 등록상의 문제로 보이지만‘ 랄프 로렌의 폴로 왕국’의 위세를 어림케 하는 대목이다.
이 같은 황금기를 거치며 랄프 로렌이 기업을 공개한 것은 1997년. 이 무렵은 미국 의류 리테일 시장이 침체에 빨려들며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 변화 조짐이 뚜렷했던 시기다.
기업 공개 후 랄프 로렌 주식은 5년 사이 주당 100달러가 불어난 170 달러 선, 2013년 5월 한때는 주당 192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 후 계속 내리막으로 지금은 반 토막, 80달러 선을 밑돌고 있다.
판매도 지난 2012년 68억 달러에서 한때 74억 달러까지 올라갔다가 올해는 지난해보다 12% 떨어진 66억5,000만 달러가 예상되는 등 내리막길이다.
흔히 말하는 ‘100억 달러의 폴로 왕국’은 아직 건설 중인 셈이다.
지난 몇 년 간의 사업 부진에 대해서는 디자인에는 천재적 재능을 지녔지만 경영 환경의 새로운 변화에는 미숙하다거나, 아니면 그의 고집스러운 디자이너 기질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등의 해석이 분분하다.
랄프 로렌의 폴로 셔츠, 게츠비 가운, 웨스턴 데님 등 몇 가지 아이템에 지나치게 집착한 클래식한 디자인이 아직도 나이가 많은 세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젊은 밀레니얼스 세대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 프리미엄을 강조하면서도 도처에 상품이 깔려 할인 판매가 성행하는 등 브랜드의 품위가 훼손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백화점의 사양화도 도매가 전체 매출의 50%를 점하는 랄프 로렌에게는 치명적인 손실이다.
랄프 로렌은 지난 2015년 9월 패스트 패션 H&M과 갭의 올드 네이비 국제담당 사장 경력의 스테판 라슨을 새로운 CEO(최고경영자)로 영입, 자신은 상근 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결단을 내렸다.
언론들은 77세 랄프 로렌의 42세 스테판 라슨 영입을 ‘젊은 피의 수혈’이라며 큰 변화를 기대했다.
지난해 6월 ‘젊은 피’ 라슨은 ‘웨이 포워드 플랜( Way Forward Plan)’이라는 대대적인 경영혁신 계획을 발표했다.
그 내용 중에는 상품 구상에서 매장까지의 공정을 15개월에서 9개월로 줄이고 수요 중심 공급 체인을 개발해 과잉 생산, 과다 재고, 무한할인 판매의 악순환 고리를 끊는 것 등이 포함돼 있다.
또 지나치게 비대해진 중간 관리 층을 대폭 정리하고 실적이 부진한 50여개 매장을 폐쇄하는 계획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 2월 라슨은 해고 조치됐다. 이유는 ‘뜻이 안 맞아서’라고 발표됐지만 라슨의 개혁안이 지나치게 공격적이었기 때문이라는 뒷얘기가 있다. 아무튼 ‘웨이 포워드 플랜’의 추진에 이상이 생긴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랄프 로렌의 재산은 55억 달러. 지난 2014년 80억 달러까지 올라갔다가 매년 줄어들고 있다.
슬하에 2남 1녀 자녀 중 둘째 데이비드 로렌(46)은 랄프 로렌 국제 광고와 마케팅 담당 부사장으로 후계자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라슨의 퇴진이 그의 전면 등장을 재촉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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