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류금지령’ 현실로…한국시장 압박

‘사드배치’ 이후 중국 통관 절차 까다로워져

발행 2016년 12월 02일

오경천기자 , okc@apparelnews.co.kr

중국 내 ‘한류금지령’이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한류 산업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패션 업계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배우 송중기가 모델로 활동 중이던 중국산 스마트폰 VIVO는 중국배우 팽우안(펑위옌)으로 광고모델을 교체했고, 황치열은 인기리에 방영 중인 중국판 ‘아빠어디가’에서 하차했다.

중국 외교부는 ‘한류금지령’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암암리에 이러한 흐름이 굳어지는 분위기다. 중국 현지 관계자들은 “방송은 물론 중국 길거리 간판에서도 한국 연예인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패션 업계는 중국의 통관 절차가 까다로워지는 등 향후 정책상의 문제들이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미 중국 해관에서는 정식 통관만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 11월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 기간 동안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팔린 한국의 상품들이 배송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의도적인 통관 제한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자상거래업체 에이컴메이트 측은 “종전에는 간이 통관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정식으로 수출신고를 해야 물건이 들어갈 수 있다”며 “특히 그 절차가 더욱 까다롭게 바뀌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케어라벨이 없는 시장 상품들은 더 문제다. 종전에는 케어라벨이 없어도 암묵적으로 통관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불가능하다는 것.

업계는 EMS나 따이공(보따리상)들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 EMS는 비용이 높을뿐더러 이 역시 통관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업계는 정식 통관으로 인해 물류비가 많게는 2배 가까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 장기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류의 영향력이 크게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80~90년대 일본의 영향을 크게 받았던 국내 시장 상황을 되새겨보면, 당시 전자 시장에서는 ‘소니’와 ‘모토로라’ 등 ‘made in Japan’이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국가 간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자국보호주의가 강하게 작용하면서 ‘삼성’과 ‘LG’ 등 국내 전자 기업들이 급성장했다.

지금의 중국 역시 그 동안 한류의 영향력이 컸지만 이번 사드배치 등 정치적 갈등을 신호탄으로 한류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것. 현지 관계자들은 “중국 정부 및 기업들 사이에서는 이번 한중의 정치적 갈등을 자국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중국에서는 전자계의 ‘샤오미’, 패션계의 ‘안타’나 ‘썸마그룹’ 등 자국 브랜드들의 영향력이 젊은층을 등에 업고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김지훈 에이유커머스 대표는 “중국의 한류는 80년대 생들에게만 영향력이 있지 90년대 이후 세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는 한류에 기대어 중국 시장을 바라봐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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