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다시 한번 ‘패션’…

모바일 시장 한판 승부

발행 2016년 09월 28일

이채연기자 , lcy@apparelnews.co.kr

국내 온라인 소매 시장은 연간 외형(취급고기준) 70조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웹과 모바일을 통한 연간 패션상품 총 거래 규모는 8조원대, 특히 모바일쇼핑은 지난해 이미 온라인 패션시장의 30%를 잠식, 거래액 3조원을 돌파했다.


모바일쇼핑에서 패션이 핵심 상품군으로 자리 잡게 한 주역은 소셜커머스다.


이들은 처음부터 웹이 아닌 모바일을 주력 플랫폼으로 설정하고 소셜 네트워크를 홍보 툴로 공략해 시장을 선점했다. 소비자 집합 ‘공동구매’를 우습게 봤던 오프라인 기반 유통 대기업과 기존 PC기반 인터넷 쇼핑사들은 이제 모바일 마케팅과 배송전쟁에서 소셜커머스 3사를 뒤따르는 형국이다.


‘모바일쇼핑 시장의 블랙홀’이 된 소셜커머스 3사, 이제 그들은 모바일 커머스 시대에 패션 제품을 어떻게 팔 것인지, 기성 패션업체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백화점을 비롯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인 소위 제도권 브랜드들은 소셜커머스에 관심이 없다시피 했고 이슈를 만들어낸 적이 없다.


사실 국내 대표 소셜커머스 3사, 쿠팡, 위메프, 티몬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기성 패션업체 또는 브랜드 타깃으로 프로젝트들을 추진했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아울렛과의 가격경쟁까지 시도했던 이월상품 직매입은 재고부담 가중으로 돌아왔다. PC기반 웹 활성화를 위해 전담 영업팀에서 브랜드 입점을 추진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기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온라인, 동대문 기반의 소호 또는 트렌드 패션이라고 불리는 보세 상품이 주인공이었고 신성통상의 ‘탑텐’ 정도가 딜로 꽤 쏠쏠한 수익을 올렸다는 사례 정도가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소셜커머스 업체가 추진하는 패션사업을 간과할 수 없는 이유는 모바일 커머스에서의 막강한 영향력 때문이다. 온, 오프라인을 통틀어 전 유통 채널 중 유일하게 고속 성장을 이어가는 모바일 커머스의 위력은 휴대용기기로 상품을 살 수 있는 간편함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거의 무한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 모바일을 통한 전파 속도와 영향력, 이의 근간인 소셜 미디어의 연계로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바꾸고, 유통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 3사는 현재 패션 부문 강화의 방점을 브랜딩이 아니라 점유율 우위에 두고, 자신들이 문을 열고 키운 모바일 쇼핑에서 콘텐츠 고도화를 시도하는 중이다.

 

◆쿠팡 ‘우리의 경쟁사는 소셜 아닌 G마켓’


소셜커머스 3사가 공히 이야기하는 경쟁사는 오픈마켓 연간 거래액 1위인 G마켓이다. 로컬영업과 공동구매 판매만으로는 성장 한계에 부닥친 때문이다. 로캣배송마트 운영을 시작하면서 백화점, 쇼핑몰, 아울렛,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 대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결국 온라인 채널을 석권하는 1등만이 살아남는다고 본 것이다.


포워드벤처스(대표 김범석)의 쿠팡(www.coupang.com)은 대한민국 소셜커머스 시장이 열린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거래액(상품 및 수수료 매출 총합) 1조원을 넘겼다. 직매입 규모를 키우고, 쿠팡맨을 통해 하루 내 배송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일궈낸 결과다. 하지만 커진 매출만큼 재고 부담은 늘었고 연속 6년째 쌓이는 적자규모는 작년에만 5,260억원으로 불어났다. 반면 옥션, 지마켓의 이베이코리아 작년 54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쿠팡의 선택지는 분명하다.


로켓배송을 기반으로 저변을 확대하고, 딜을 지탱해 온 패션 카테고리에서의 출혈 경쟁을 피해 보다 안전한 수익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15일에 마지막까지 남겨뒀던 패션 상품 딜을 종료하고 5월부터 시작한 오픈마켓 시스템인 ‘아이템 마켓’으로 전환했다. 본사 MD가 상품을 선별, 판매 기간과 가격을 제시하는 종전 형태를 버리고 판매자가 쿠팡의 솔루션을 이용해 직접 상품을 업로드하고 가격과 서비스 수준을 설정하도록 했다. 당연히 오픈마켓 셀러 중 거래량이 가장 큰 패션상품 입점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수수료는 의류와 패션잡화가 15%(부가세 별도)로 부가세포함 12%인 지마켓, 옥션, 11번가 보다 다소 높다.


경쟁사들과는 다른 노출방식을 채택했는데, 여러 판매자가 같은 상품을 등록했을 때 ‘아이템 위너’로 선정된 상품이 대표로 보이도록 했다. ‘아이템 위너’는 가격, 배송, 상품 만족도를 실시간 평가해 선정한다. 판매자 간 경쟁을 유도하는 한편 같은 제품, 긴 상품 리스트를 검색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인다는 취지다. 누가 팔 건 최대한 빠르게 소비자 구매결정을 이끌어내겠다는 뜻이다.


패션이 마케팅과 매출의 키 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모든 셀러에게 문호를 개방한 만큼 쿠팡은 ‘중개자’의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때문에 2년전부터 진행하던 프리미엄 브랜드관 운영이나 브랜드 패션상품 직매입 등 상품 선별과 MD 역량에 기반한 프로젝트는 효용가치가 없어졌다.


판매 상품과 가격결정은 셀러 각자가, 쿠팡은 이용자의 가독성을 높여 빠르게 주문하고 빠르게 배송을 완료하는 쇼핑편의 서비스 강화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모바일 패션은 마치 종합몰처럼 카테고리를 정돈해 기성 브랜드와 소호의 경계를 없애버렸다.


현재 모바일 상에서 패션 카테고리는 ‘쇼핑’ 대분류 최상단에 ‘패션의류/잡화’ 통합 항목으로만 표시하고 바로‘아이템 위너’들이 노출되도록 하고 있다. 중분류도 여성, 남성, 유아동으로만 나눠 세부 분류를 선택해야만 아이템 구분을 볼 수 있다. 또 현재 주문량 표시와 함께 실시간 인기아이템을 어지럽지 않게 3번의 스크롤로 표시, 큐레이션 기능을 더했다.


쿠팡은 오픈마켓 전환 이후 모바일 패션의 운영 방향을 ‘소비자의 선택을 망설이게 하는 모든 불편 요소를 제거하는 것’으로 잡았다. 보다 다양한 상품과 업계 최저가 동일 상품 구성은 셀러들의 몫이다.

 

◆ ‘티몬’ 패션 카테고리 고도화 착수


티켓몬스터(대표 신현성)가 운영하는 소셜커머스 티몬(www.tmon.co.kr)은 소셜 3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모바일 패션 카테고리와 관련 서비스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패스트 패션과 백화점 입점 브랜드, 밸류 패션을 각각 관장하는 3개사업본부 체제로 패션사업을 시스템화하고 전담(패션사업혁신본부)부서를 만든 것도 소셜 3사 중 처음이다.


현재 티몬은 연간 총 거래의 70%가 모바일을 통해 일어나고, 그중 15%가 소호 상품을 포함한 패션/잡화 품목, 매출 비중은 약 20% 가량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과 브랜드 가치, 모두를 충족시켜 줄 온라인 패션 유통 플랫폼이 필요하지만 소셜커머스는 그에 대한 고민과 이해가 없었다. 티몬은 브랜드 밸류를 공감하고 지켜줄 수 있는 모바일 뉴 채널이 될 것이다”라는 티몬 패션사업혁신본부 김현수 본부장의 말처럼 성장전략의 한 가운데 모바일 패션이 있다.


첫 걸음은 작년 12월 초 자사 앱 내에 모바일 전용 패션 카테고리‘웨어웨어’를 오픈하며 내딛었다. 패션 상품에 있어 엇비슷한 이미지를 가진 소셜 업계서 확실한 차별점을 찾겠다는 것. 타사 대비 주 소비층의 패션 상품 소비 수준이 높다는 점을 활용해 기존 소호몰 보다 품질이 좋고 브랜드 몰 보다 가격이 저렴한 새로운 채널을 만들었다.


현재 ‘웨어웨어’는 디자이너 ‘앤디앤뎁’의 세컨브랜드 ‘뎁’처럼 참신한 감각의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이 핵심 콘텐츠. ‘웨어웨어’ 오픈과 함께 직접 기획, 생산한 2개의 PB를 런칭했는데, 그 중 소호몰들과의 경쟁에서 ‘바나나크레이지’가 살아남았다.


최근에는 모바일 앱 카테고리에‘패션소호’를 추가했다.


종전 카테고리가 아이템 딜을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새로운 카테고리는 스타일별 인지도 높은 소호몰 제품을 보다 자세하게 노출하고 있다. 9월 초 현재 67개 브랜드가 각각의 브랜드 관 형태로 입점, 확실하게 노출이 보장된다.


특히 모바일 구매 편의를 높이기 위한 서비스 시스템 개선도 병행했다. 올해부터 모바일 구매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불안함을 느끼는 부분, 작은 화면에서 본 제품과 실제 제품의 차이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켜 주기 위한 무료반품제를 시행한 것. 소비자가 상품 하자가 아닌 단순 변심을 일으켜 반품을 하게 되더라도 티몬이 배송비용을 전액 부담해 반품을 받고 바로 환불을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 시행 이후 상반기 패션 부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나 올랐다고 한다. 의류가 60%, 잡화가 41%, 스포츠레저용품이 30% 증가했다. 직접 착용할 수 없는 의류나 신발류의 경우 무료반품제가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성복‘퍼스트제이’는 매출액이 75% 늘어 상반기 티몬 패션의류 부문 매출 1위를 기록했고 2위인‘톰앤래빗’은 54% 신장했다.

◆위메프, 7월 패션 거래액 700억 ‘톱’

위메프(대표 박은상)의 위메프(www.wemakeprice.com)는 소셜 3사 중 모바일 패션 딜 선두에 섰다.


올 7월 한 달 동안 패션상품 거래액 700억원을 넘기며 실로 오랜만에 경쟁사인 쿠팡과 티몬을 멀찌감치 따돌린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 위메프가 2년 전부터 추진했던 패션쇼핑의 ‘브랜드 밸류’를 높이기 위한 작업, 직매입 프로젝트나 프리미엄급 PB 운영은 지금 전략의 초점이 아니다. 이는 PC기반 웹 사이트 활성화를 목표로 한 것이었는데, 결국 소비자들이 브랜드 제품 할인보다는 소호 패션 중심의 모바일 채널을 택했기 때문이다. 전담팀을 구성해 추진하던 브랜드 입점은 현재 롯데와 아예 백화점 매장을 연결하는 딜을 통해 수익을 쉐어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또 직매입이나 판매자가 직접 상품을 올리는 오픈마켓 방식을 3사 중 가장 먼저 도입하기는 했지만 쿠팡과 같이 전면전을 예고하지도 않고 있다. 모바일 거래량이 전체의 70% 이상, 모바일에서 패션의 매출 기여도가 30~40% 선이기 때문에 캐쉬카우를 버릴 이유도 없어 보인다.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폭염 속에 위메프가 모바일 패션시장에서 승기를 잡게 된 주요인은 MD파워다.


업계에서는 소셜 3사 중 위메프의 MD 조직이 폭발력을 가지는 상품을 선별하고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노출 전략에 있어 가장 우수하다고 꼽는다. 모바일 패션 딜을 먼저 시작한 선점효과도 무시할 수 없고 특히 소호 패션과 뷰티 MD가 매일 한 개 업체를 선정해 메인에 올리는 투데이 픽, 핵딜은 파워가 강력하다. 모바일 알람을 받는 충성고객층을 기반으로 노출 첫 날 억대 매출을 올릴 정도. 여기에 올라가는 상품은 물론 매출 극대화를 최우선 목표로 해 MD가 협력사를 실사하고 재고와 가격, 노출 비주얼까지 관여해 선정한다.


여성복‘시크헤라’등 위메프가 발굴한 소호패션 중 스타플레이어들은 연간 20억원 가량의 매출을 내는 것으로 알려진다.


무엇보다 위메프는 실시간 판매 데이터를 수집하는 속도전, 검색어 데이터를 분석해 트렌드 아이템을 집어내는 정보전에서 앞서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충분한 백 데이터를 기반으로 아이템 노출 전에 판매량을 예상, 적중률을 높인다는 얘기다.


앞으로 모바일 패션 콘텐츠 강화의 일환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은 남성을 위한 패션과 뷰티. 현재 모바일 패션쇼핑 이용자 중에서는 여성의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전체 이용자로 보면 성별 격차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리고 10~20대 남성은 캐주얼 의류와 신발, 30~40대는 피혁 잡화 중심의 해외 럭셔리 브랜드 상품 구매가 매 해 늘고 있어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소셜커머스 배송전쟁 2라운드 돌입

 

쿠팡 내년까지 물류센터 21개로 확대
위메프, 티몬도 자체배송 도입 검토

 

소셜커머스의 배송전쟁 2라운드가 시작됐다.


정부가 화물운송업계와 자체 배송 차량을 운영 중인 쿠팡 간의 법정공방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소형화물차 진입규제 완화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 조치의 가장 큰 수혜자는 역시 쿠팡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물류협회가 불법으로 규정했던 ‘로켓배송’이 정부 허가를 받아 합법적인 서비스가 가능한 길이 열린 것이다. 당장 쿠팡은 로켓 배송 강화 전략을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올해 물류센터를 두 곳을 추가 건립, 총 16개의 물류 기지를 구축해 로켓배송 서비스를 전국으로 빠짐없이 확대할 계획이다. 쿠팡은 법적 걸림돌이 없어진 만큼 당초 비젼대로 새 물류센터 부지 매입을 마무리하고 내년 한 해 21개까지 물류센터를 늘릴 방침이다.


쿠팡의 발걸음이 빨라진 만큼 경쟁사인 위메프, 티몬의 마음도 급해졌다.


위메프는 로캣배송에 대응해 ‘지금사면 바로도착’ 배송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고객 주문 즉시 구매정보가 운행 중인 배송차량에 전달되어 배송지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배송차량이 즉시 배송을 시작하는 방식이다.


티몬은 정부 발표 전 물류센터 시스템 자동화와 배송시스템 강화 계획을 밝히고 1인 가구 이용객 급증에 발맞춰 편의점 연계 픽업서비스를 제공했다. 업계는 티몬이 배송시간 단축 전략을 구체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운송업 규제가 완화된 상황에서 자체 운송 시스템 도입을 포기할 수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형은 더 컸지만 사실상 배송경쟁에서 소셜커머스에 밀리던 오픈마켓도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와 옥션을 통해 1회 배송비 만으로 합 배송을 해주는 스마트배송을 실시 중인데 직접 배송을 하는 소셜커머스 대비 오랜 배송 시간이 약점이었다. 때문에 현재 당일 배송을 실시 중인 2만여 종의 신선식품, 생활용품에 이어 품목 확장을 추진한다.


거래액 기준 G마켓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11번가도 물류 센터 확장과 당일배송, 퀵배송 추진 계획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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